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발생한 물리적 충돌 사태에 대해 경질 2개월여 만에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은 22일(현지시간) 방송된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이강인)가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면서 "그걸 마음에 담아둔 나머지 둘이 싸움을 벌였다. 젊은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고 말했다. 요르단과의 4강전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6일 이강인과 손흥민이 물리적으로 싸운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그는 이 충돌이 이튿날인 2월 7일 4강전 경기에 막대한 지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은 “사건 당시 몇 명이 끼어들어 말리고 나서 헤어졌다”면서 “(요르단과의 4강전 경기 당일인) 이튿날도 대화했지만 모두 충격 받아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고 그 순간 더 이상 함께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또한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제한적이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표팀 전술 부재 책임을 지고 경질된 데 대해 억울한 감정도 내비쳤다. 비록 대표팀이 4강전에서 패했지만 지난 15년 동안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거둔 최고의 결과였다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서 코치 차례였다"고 말한 것이다. 이 발언을 하며 그는 허탈한 듯 웃음을 짓기도 했다. 또한 이강인과 손흥민의 싸움을 설명하면서 "한국 문화에서는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한국에서의 1년은 경험과 배움 면에서 환상적이었다”고 말을 끝맺었다. 감독을 맡는 동안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을 관찰하러 다녔으며 "1년 중 하루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아시안컵 당시 한국팀이 월드컵 8강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나아가고 싶었다"며 경기 실적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