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7거래일 연속 주르륵... 중국 치킨게임에 적자 전망까지

입력
2024.04.23 14:09
재고 쌓여 중국서 전 모델 가격 인하
"중국 실적 마이너스 갈 수도" 전망

테슬라의 사업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수요 둔화에 치킨게임식 가격 인하 경쟁까지 불붙어,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울한 전망이 잇따르자 테슬라 주가는 22일(현지시간)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40달러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40% 내린 142.05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월 24일(143.89달러) 이후 약 15개월 만의 최저치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43% 하락했다. 주가가 꺼지며 한때 1조 달러가 넘었던 시가총액도 이날 종가 기준 4,524억 달러(약 623조 원)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상장기업 시총 순위도 석유기업 엑손모빌 등보다 낮은 15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주가 하락은 주말 사이 전해진 차량 가격 인하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난 20일 미국 시장에서 모델Y 등 주력 모델 3종의 판매 가격을 2,000달러(약 276만 원)씩 낮춘 데 이어, 21일에는 중국에서도 모든 모델의 가격을 1만4,000위안(약 270만 원)씩 내렸다.

테슬라는 지난해 초에도 중국 내 차량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하며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시켰는데, 이번 인하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거의 가격 인하는 경쟁사들을 고사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면, 이번에는 수요 둔화에 재고가 쌓이면서 택한 고육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가격 인하는 판매 확대보다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미국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는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심지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까지 내다봤다.

앞서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전 세계 인력의 10%인 약 1만4,000명을 정리해고해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고 한 상태다. 테슬라는 23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월가에서는 중국 사업 악화 등의 영향으로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40%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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