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에서 어린이들의 신장을 치료하는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최근 사직서를 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강희경·안요한 교수는 최근 진료실 앞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환자들에게 8월 31일까지만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들은 "병원 곳곳에 게시된 안내문의 사유로 인한 저희의 사직 희망일은 8월 31일"이라며 믿을 수 있는 소아신장분과 전문의 선생님들께 환자를 보내드리고자 하니 아래 병원 중 희망하는 병원을 결정해 알려달라"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곁을 지키지 못하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소아신장분과는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는 체중 35㎏ 미만 소아에 대해 투석 치료도 실시하고 있다. 고난도의 의술을 펼쳐야 하는 반면 수가가 낮아 전공하는 의사 수가 현저히 적다. 전국에서 소아 투석이 가능한 곳은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경북대·부산대·전남대·제주대 병원 등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서도 서울대병원은 유일하게 소아 전용 투석실을 갖춘 이 분야 대표 병원이다.
소아신장분과는 서울대병원에서도 진료를 보는 교수가 두 사람이 전부다. 이들은 자신들이 사직할 경우 서울대병원에서 더 이상 진료가 불가해 병원을 찾아 헤매야 할 환자들을 위해 전원할 수 있는 병원 목록을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안내문에는 소아 신장질환을 볼 수 있는 전문의가 있는 병원 목록이 적혀있는데, 서울에서는 강북권 3곳·강남권 3곳 등 6곳이다. 경기권은 7곳, 지역은 9곳에 불과했다. 투석이 필요한 소아 환자라면 선택지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진료하던 환자들을 타 의료기관으로 보내고, 한 학기가 끝나는 시점에 퇴직하기 위해 8월 31일까지 근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