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100년 만 최악 홍수' 위기... "1억2000만명 피해 볼 수도"

입력
2024.04.22 17:30
이달에만 580㎜ 폭우에 강 범람 위기 
"광둥성 전체 인구 모두 수재민 될지도"

중국 남부의 경제 중심지인 광둥성에서 일주일간 쏟아진 기록적 폭우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다. 8만여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한 가운데 주요 하천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100년 만의 홍수'를 경험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관영 글로버타임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광둥성 성도 광저우와 샤오관, 칭위안, 후이저우 등에선 벼락과 돌풍을 동반한 폭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국립기상센터에 따르면 대부분 피해 지역에는 이달 초부터 200~350㎜의 비가 내렸다. 샤오관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584.4㎜의 강수량(22일 오전 기준)을 기록했다. 한 차례 홍수를 겪었던 지난해 4월 강수량(417㎜)을 이미 초과한 수치다.

이로 인해 광둥성 전체에서 최소 11명이 실종됐고, 8만여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또한 9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고, '베이징-광저우 구간'을 포함한 다수의 고속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칭위안 일부 지역에서는 초·중등학교 수업이 중단됐다. 광둥성 인근 광시성의 허저우시에서도 폭우에 따른 산사태 65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홍수 통제 비상 대응 수준을 2단계로 올렸다. 중국은 4단계 홍수 통제 비상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1단계가 최고 수준이다.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광저우 당국에 따르면 44개 하천이 기준 수위를 이미 넘겼거나 곧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자원 당국은 "베이강과 주강 등이 모두 범람하면 사실상 광둥성 전체 인구에 해당하는 1억2,000만 명이 홍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언론들은 "베이강 유역이 100년에 한 번 있는 홍수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저우 지역은 제조업 공장들이 몰려 있는 중국의 경제 중심지 중 하나다. 이번 폭우로 대규모 생산·제조 시설 등의 피해 규모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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