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우크라·이스라엘 등 130조 원 지원안 처리

입력
2024.04.21 08:21
의회 표류 반년 만... 내주 상원 통과 유력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 달러(약 84조 원) 규모의 지원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최근 이란과 무력 공방을 벌인 이스라엘을 돕는 예산안도 하원 문턱을 넘어 상원으로 넘어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동맹국에 결정적 지원이 될 것"이라며 환영 메시지를 냈다.

미 하원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등을 지원하는 950억 달러(약 131조 원) 규모의 미 안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예산안이 의회에 제출된 지 반년 만이다. 해당 법안은 다음 주 중 상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미 현지 매체들은 상원 통과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 달러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260억 달러(약 36조 원) 규모의 이스라엘 안보 지원안은 찬성 366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또 대만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 및 파트너의 안보 강화를 위한 81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지원안까지 찬성 385표, 반대 34표로 가결했다. 이날 하원은 중국계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에 대한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도 찬성 360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을 비롯, 우크라이나와 대만에 대한 지원, 국경안보 강화 등을 묶은 1,050억 달러(약 145조 원) 규모의 추경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난색을 보이면서 지원안은 표류했다.

최근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지원 등을 총 4개의 개별 법안으로 분리해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지난 13일 이란이 시리아에 있는 이란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 명분으로 대이스라엘 공습에 나선 것도, '이스라엘을 시급히 도와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며 변화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백악관은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중대한 분기점에서 그들(하원의원들)은 역사의 부름에 함께 부응해 내가 수개월간 싸워온 시급한 국가 안보 법안을 처리했다"며 "상원이 신속하게 이 패키지 법안을 내 책상으로 보내고, 내 서명을 거쳐 전장에서의 긴급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무기와 장비들을 빨리 (우크라이나로)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