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공급량이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한국 시간으로 20일 오전 9시쯤 완료됐다. 가격은 일단 안정세를 유지하며 변동폭도 크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영국 로이터통신 등은 가상화폐 시장 플랫폼인 코인게코를 인용해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19일 오후 반감기가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AP통신도 이날 오후 비트코인 반감기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새로운 비트코인 공급을 줄이는 반감기는 통상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채굴자들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데, 반감기 이후엔 그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탓이다. 실제로 2012년과 2016년, 2020년 앞선 세 차례의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은 이후 수개월에 걸쳐 가격 상승을 겪었다. 전체 2,100만 개로 정해진 비트코인은 이미 약 1,950만 개가 채굴됐고, 150만 개 정도만 남은 상태다. 이번 반감기 완료로 비트코인 공급량은 1일 약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었다.
다만 현재로선 시세에 큰 변동이 없다. 미국에서 반감기 직후인 19일 오후 8시 3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65% 오른 6만3,906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6만5,000달러대를 돌파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감기 효과’가 거의 없는 셈이다. 로이터는 반감기 직후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 “꽤 안정적”이라고 표현했고, AP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반감기는 과거와 달리, 가격 상승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등이 비트코인 반감기 이슈를 덮어 버렸기 때문이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돼 있다. 반감기 후 가격 인상이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상징지수펀드(ETF) 승인 영향이 컸지만, 지난달 비트코인은 7만3,70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AP는 “모든 시선은 향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쏠려 있다. 가상화폐가 불안정한 것처럼 미래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과거 반감기 때에도 2~5개월간 횡보세를 보인 후에야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