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의 한일 방문에 대해 "손아래 동맹국을 향한 비루한 구걸 행각"이라고 비아냥댔다. 러시아 반대로 종료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 활동에 대한 후속조치를 모색 중인 미국을 비꼰 것이다.
19일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토머스-그린필드 대사의 한일 방문을 언급하며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최대 혈맹인 이스라엘의 안보문제가 경각에 다다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 행각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전혀 안중에 두고 있지 않고, 그보다 거덜 난 대조선제재 구도의 비참한 운명 앞에 당황스러운 모양"이라고 딴죽을 걸었다. "손아래 동맹국들의 힘을 빌려서라도 맥 빠진 불법무법의 대조선제재 압박 소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보려는 패자의 비루한 구걸 행각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대북 제재는 '찢어진 북'에 비유했다. 김 부상은 미국 의도가 "째진 제재 북통을 꿰매서라도 압박의 북소리를 울려보겠다는 것"이라며 "그 공진효과가 얼마나 클지, 국제사회로부터 어떤 냉대와 조소를 받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 무대에서 미국이 외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상은 "미국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상실했으며, 현 행정부 취임 이후 미국은 세계로 되돌아온 것이 아니라 세계가 미국을 떠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 같은 주장에 우리 정부는 일침을 놨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다른 국가의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국제사회의 수많은 규탄과 대북제재에 둘러싸인 자신들의 모습을 돌아보며 성찰의 시간을 먼저 가져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대북제재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14일부터 나흘간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했다. 그는 17일 기자회견에서 한일 등 입장이 비슷한 국가들과 유엔 안팎에서 북한의 불법 활동을 감시할 방안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