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범죄 수사극 '수사반장 1958'이 베일을 벗는다. 전설의 드라마 '수사반장'을 사랑했던 당시의 시청자들에겐 반가운 추억을, 젊은 세대에겐 흥미로운 추적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수사물에 유독 강세를 보였던 이제훈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박 형사의 젊음과 열정이 오리지널과의 차별화다.
18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상암 MBC에서는 '수사반장 1958'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이제훈 이동휘 최우성 윤현수와 김성훈 감독이 참석했다. '수사반장'은 장장 18년 동안 880회가 방송되며, 최고 시청률 70%를 넘은 명실공히 최고의 국민 드라마다. '수사반장 1958'은 한국형 수사물의 역사를 쓴 '수사반장' 프리퀄로 기존보다 앞선 1958년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가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당대 시대상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호연이 주 관전 포인트다.
영화 '공조' '창궐'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꼰대인턴' '검은태양'을 기획한 MBC 드라마 IP 개발팀이 발굴해 낸 신예 김영신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여기에 드라마 '김과장' '열혈사제' '빈센조' 등을 집필한 박재범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무모하지만 낭만적인 형사들의 통쾌한 정의 구현은 유쾌한 웃음과 통쾌한 전율을 안기고, 따스한 휴머니즘과 뜨거운 감동을 전하며 차원이 다른 레트로 범죄 수사극을 완성할 전망이다. 프로파일링도 그 흔한 CCTV도 없이 오로지 타고난 감각과 통찰력, 집요함으로 범죄를 해결하던 아날로그 수사의 낭만과 유쾌함이 살아있는 레트로 범죄 수사극이 젊은 세대에게는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박 반장의 활약상을 추억하는 세대에게는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왜 '수사반장 1958'이어야 했을까. 김 감독은 "새로운 면이 분명히 있어야 하면서도 향수를 선사해야 했다. 그 시절이 기억하는 박 반장의 수사팀은 실존하는 영웅이었다. 존재하길 원했던 히어로가 미국의 히어로와 차별화됐다. 우리가 원했던 영웅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어려움 속에서 역경을 피하지 않는 수사반장 탄생을 그린다면 프리퀄의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성장 과정 접점에 우리 드라마가 있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제작진은 1958년을 구현하기 위해 자료 등을 연구하면서 시각적인 부분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당시 있었던 사회적 사건과 박 반장의 젊음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시대다. 프리퀄로서 본편과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젊음의 시기다. 사회적 흐름 속에서 평범한 형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제훈 이동휘 최우성 윤현수는 '수사반장 1958'의 형사 4인방으로 분한다. 극중 이제훈은 최불암이 맡았던 박 반장 박영한의 청년 시절을 연기한다. 대책 있는 깡을 장착한 난공불락의 촌놈 형사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완성한다. 이제훈은 "대본 리딩 때 최불암 선생님을 뵈었다. 제가 젊은 시절의 박영한을 연기한다는 게 굉장히 떨렸다. 제대로 리딩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혼미했다. 끝나고 나서 선생님께서 '내가 생각했을 때의 박영한은 화가 가득했으면 좋겠다'라면서 휴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외적으로 최불암 선생님을 닮는 것은 힘들기에 정신과 마음을 계승 받아 인물을 잘 표현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이 18년동안 이 드라마를 이끄시고, 국민 드라마인데 그런 인물을 추억할 수 있게 담고 싶었다. 오리지널을 보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옛날 드라마는 어땠을까 궁금증을 자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선생님의 말씀을 계속 담아두고 연기했다"라고 강조했다. "촬영하면서 그만큼 화가 많이 난 적이 없었다. 나쁜 놈들을 잡아야 하는데 베테랑이고 노련한 형사였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형사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무모함에 걱정이 많이 되지만 범인에 대한 집념을 응원해주시는 마음으로 시청해주시길 바랐다"라고 전했다.
이동휘는 종남 경찰서의 미친개로 통하는 독기와 근성의 마이웨이 형사 김상순 역을 맡아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두 믿고 보는 배우와 함께 시너지를 빚어낼 최우성 윤현수의 합류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최우성은 남다른 괴력을 가진 에이스 쌀집 청년 조경환을, 윤현수는 명수사관을 꿈꾸는 고스펙의 엘리트 서호정을 연기한다. 훗날 종남서 수사반에 입성해 불곰팔뚝과 제갈량으로 활약하는 예비 형사들이다.
원작에서와 달리 박영한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조명하며 풍성한 이야기를 펼친다. 배우들은 오리지널을 참고하면서 지금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특히 최우성은 기존 캐릭터의 외적인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25kg까지 증량했다고 밝혔다. 이동휘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전설 같은 드라마가 있다는 것을 배우가 된 후 알게 됐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자료를 조사했고 유튜브 등으로 영상을 많이 봤다.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서 그때 당시의 연기가 지금 봐도 손색 없을 정도로 세련됐고 담백하다"라고 감탄했다. 이제훈은 "그간 했던 작품들처럼 장르물에 관심이 많다. 이번 작품은 장르가 아니라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 아날로그적인 이야기를 1958년 배경에서 보여준다면 특별한 드라마가 될 것 같았다. 과정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반응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다. 제작진이 최선을 다했다. 이 작품을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이제훈이 '모범택시' 등 수사물을 지속하며 이미지 지속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터다. 이를 두고 이제훈은 "이 작품의 프리퀄을 보고 싶다는 시청자의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됐다. 연기를 막상 하는 순간 겁이 많이 났다. 내가 최불암 선생님의 역할을 잘 이어 받을 수 있을까. 이전의 수사물, 장르물과 비슷하지 않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다. 최불암 선생님의 휴머니즘을 많이 생각했다. 항상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 시청자들엑 설득력 있는 인물이 되길 원했기 때문에 그전까진 냉철하고 분석을 많이 했다면 지금은 에너지나 화, 열정들이 가득 뿜어나는 인물이다. 더욱 다채로운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차별점을 짚었다.
환상의 팀플레이와 환장의 티키타카를 펼칠 4인방의 특별한 브로케미가 기대를 모은다. 특히 통쾌한 수사극에 따뜻한 설렘 한 스푼을 더할 서은수도 빼놓을 수 없다. 외유내강의 종남서림 주인 이혜주로 분해 이제훈과 특별한 로맨스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이동휘는 "이제훈이 없었으면 이 드라마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저는 이제훈의 뒤를 보고 가는 신이 많다. 드라마 중후반부터 박영한이 저희를 하나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호흡이 좋았다. 수치로는 100%다"라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이렇듯 주역들의 자신감이 MBC의 시청률 흥행 연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제훈은 "MBC가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이 있었는데 2024년 드라마 중에 가장 높은 시청률이 나오길 바란다. 드라마 제목처럼 19.58%를 기록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사항을 전했다.
한편 '수사반장 1985'는 오는 19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