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재무장관 “원화·엔화 절하 급격, 긴밀히 협의”… 첫 3자 회의

입력
2024.04.18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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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 한일 환율 우려 공유
중국 견제·북러 공동대응 논의

한미일 재무장관이 최근 달러 대비 원화와 엔화 가치의 급락에 따른 한일의 우려를 공유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3국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며 “우리는 주요 20개국(G20)의 약속에 따라 외환시장 진전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및 금융 안정,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금융 시장을 촉진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 등으로 한일 양국 통화는 최근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6일 역대 네 번째로 1,400원을 웃돌기도 했다. 최 부총리와 스즈키 장관이 16일 한일 재무장관 회담을 갖고 외환 시장 급변에 따른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배경이다.

최 부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최근 몇 년간 복잡화·일상화한 지정학적 긴장과 충돌이 세계 경제에 지속적인 충격을 가하는 것을 봐 왔다”며 “실물 경제 불확실성이 초래할 수 있는 금융 측면 불안에 대해 (한미일) 3국이 협력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즈키 장관 역시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북한의 계속된 무기 시험과 중동 긴장 고조 등 도전들 때문에 국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며 “3국의 긴밀한 협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3국 재무장관은 이날 대(對)중국 견제 및 북러 무기 거래 공동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선언문에서 “우리는 공급망 취약성과 핵심 부문의 경제적 강압 및 과잉 생산 등 다른 국가의 비시장 경제 관행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회의 전 발언에서도 “회복력 강한 공급망 확대와 경제적 강압 대응, 제재 회피 방지 등 역내 및 세계의 핵심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을 더 심화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강압과 과잉 생산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지적해 온 시장 교란 행위들이다.

선언문에는 더불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러시아가 벌이고 있는 전쟁, 북한의 무기 개발에 함께 대응해 각자의 독자 제재 수단을 활용하고 조정할 것을 확인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3국 장관은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북러 상호 간 무기 수출·수입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 재무장관 회의는 처음이다. 한미일 정상이 지난해 8월 미국 메릴랜드주(州)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재무 및 상무장관 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과거에는 한미, 한일 등 양국 차원에서 금융·외환 협력이 이뤄져 왔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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