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미국 금리인하 예상 시점이 지연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차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다.
이 총재는 17일(현지시간)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과의 대담에서 "(현재 환율 변동이) 1년 반 전과 비교해서 일시적인(transitory) 것으로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2022년 중반에는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는 "미국이 금리를 다시 올리기보다 인하를 지연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이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시장이 미국의 새로운 입장에 적응하게 되면 "환율 압력은 사라지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국내 이슈인 소비자물가지수(CPI) 문제에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다. 물론 "환율은 시장 펀더멘털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며 "이는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에 큰 압력이 가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도 반복 강조했다.
공공부채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민간부채에 관한 질문에 이 총재는 "솔직히 말해서 제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의 공공부채가 어떻게 바뀔지"라고 밝혔다. 그는 "IMF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53%인데, 이 정도는 괜찮다. 하지만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면 고령화 때문에 공공부채는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정부와 다음 정부가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낮은 게 한국 경제의 강점이라는 데 주목했으면 하는 게 진심 어린 바람"이라며 "포퓰리스트적인 접근을 따르게 된다면 우리의 빚은 굉장히 빠르게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