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투입돼 사망한 러시아군이 5만 명을 넘어섰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망자 대부분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전선에 투입됐고, 전쟁 전까지 군과 관련이 없었던 경우도 많았다.
영국 BBC 방송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군 사망자 수가 5만 명을 넘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BBC가 BBC 러시아어 부문과 러시아 반체제 성향 독립 매체 미디어조나의 공식 발표 및 언론 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묘지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다.
BBC에 따르면 전쟁 2년 차 사망자 수는 2만7,300명으로 첫해보다 25% 가까이 많았다. 러시아군 당국이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신병들을 전선에 마구잡이로 투입하는 이른바 '고기 분쇄기(meat grinder)' 전술을 펼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BBC의 설명이다.
실제로 2023년 1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 대규모 공세를 시작하면서 러시아군 사망자가 급증했는데,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 지역 소도시 부흘레다르를 점령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비효율적인 인해전술식 정면 공격'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BBC는 또 러시아군 사망자 5명 중 최소 2명은 전쟁 이전 군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던 사람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2022년 9월 공식적으로 발표한 전사자 수는 약 6,000명이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8월 미국 당국자를 인용, 러시아군 사망자가 12만 명으로 집계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