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 병원 6곳 진료 거부…60대 심장질환자 부산까지 왔다가 숨져

입력
2024.04.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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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대동맥박리 진단
대학병원 수술 준비 중 사망

경남 김해에서 60대 대동맥박리 환자가 병원을 구하지 못해 부산까지 이송됐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7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4시 9분쯤 경남 김해 대동면에서 60대 A씨가 밭일을 하던 중 가슴 통증을 느껴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원들은 응급조치를 하는 한편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경남지역 병원 6곳에 10번가량 연락을 취했지만 의료진 부족이나 병상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모두 거절당했다. A씨를 실은 구급차가 어떤 병원으로도 이동하지 못하는 중 부산의 한 2차 병원에서 수술은 어려워도 진료는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김해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A씨는 해당 병원에 오후 5시 30분께 도착했고 병원 측은 A씨에 대해 2시간가량 각종 검사를 진행한 후 대동맥박리를 진단했다. 대동맥박리 수술을 할 수 없었던 해당 병원은 A씨를 다시 부산 서구의 대학병원으로 전원시켰다. 이에 A씨는 신고 시점으로부터 4시간가량이 지난 오후 8시 20분쯤 대학병원에 도착했고, 수술 준비를 하던 중 오후 10시쯤 사망했다.

대동맥박리는 대동맥 혈관 내부 파열로 대동맥 혈관 벽이 찢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빠른 시간 내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례는 보건복지부 피해신고 및 지원센터에 신고됐다. 최근 부산에서는 50대 급성 심장질환 환자가 응급 수술 병원을 찾지 못하고 4시간여 만에 울산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부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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