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페스티벌 '압구정동'행에 강남구청 "행정력 총동원해 저지"

입력
2024.04.16 20:09
지자체·시민들 반대에 세 번째 장소 변경
구청, 일대 300개 업소에 행정처분 예고 경고

일본 성인물(AV) 배우가 출연하는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지역사회의 반발로 잇따라 대관이 물거품되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개최 장소를 옮겼다. 이번에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강남구청이 행정처분을 예고하는 등 강력대응에 나섰다.

서울 강남구청은 16일 오후 구청 공무원과 식품위생감시원 등을 압구정 일대 식품위생업소 300여 곳에 파견해 '식품위생법 위반행위 금지 안내'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문에는 행사 개최 시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성 내용이 담겼다.

식품위생법 등에 따르면, 식품접객업자와 그 종업원은 업소 안에서 풍기문란 행위를 방지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구청 관계자는 "개최 장소를 아직 특정하지 못해 행사가 예고된 구역 내 모든 업소에 공문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성인 페스티벌 주최 측이 연이은 대관 취소로 행사 장소를 바꾼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애초 행사는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민간 전시장에서 20~21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으나 시민단체의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주최 측은 대체 장소로 경기 파주시를 검토했으나, 파주시도 "KXF는 성을 상품화하는 행사"라며 행사 진행을 막아섰다.

세 번째 개최예정지로 한강공원 내 선상카페가 결정되자 이번엔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지난 14일 대관업체 측에 "성인 페스티벌은 성인식 왜곡, 성범죄 유발 등이 우려되고 있어 선량한 풍속을 해할 수 있다"면서 "행사를 개최할 경우, 법률에 의거 고발조치, 임대 승인 취소, 하천점용허가 취소 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주최 측은 한강 개최마저 무산되자 이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모처에서 행사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주최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XF 장소를 찾아라"라는 문구와 함께 압구정동 카페 골목 일대 지도를 올렸다. 행사 장소는 '압구정 카페 골목 반경 260m'로 표기했다. 그러면서 행사 하루 전인 19일 오후 9시쯤 "티켓 구매자분들께만 정확한 장소를 개별 문자로 발송하겠다"고 공지했다.

구청 측은 거리에서 축제가 진행되는 상황까지 대비해 경찰, 지역상인회 등과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사회적으로 문란을 일으키는 해당 페스티벌이 강남구에서 개최되는 걸 막겠다"고 밝혔다.

반면 주최 측은 지자체와 시민사회의 반발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희태 플레이조커 대표는 "성인 배우가 비키니를 입고 패션쇼를 한다는 것이 도대체 뭐가 문제 되는 것인가"라며 "강남구청의 조치는 문화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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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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