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일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단원고 학생 희생자 가족들은 이렇게 다짐했다. 4·16재단과 해양수산부, 경기 안산시 등이 마련한 이날 10주기 기억식에는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색 리본을 단 참석자 2,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름을 불러주세요. 강수정, 길채원, 김민지... ” 첫 순서인 단원고 희생자 250명 호명식이 이어지자 곳곳에선 유가족 등이 눈물을 훔쳤다.
참사 후 10번의 봄이 찾아왔지만, 희생자 가족의 상처는 조금도 아물지 않았다. 고 김수진양의 아버지인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추도사에서 “10년전 오늘 304명을 죽게 한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우리 가족들은 외치고 있다”며 “참사 당시 믿었던 국가는 없었다. 추가 조사를 통해 그날의 진상을 밝히고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은 지휘 책임자를 처벌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당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과 동갑내기인 97년생 김지애씨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억 편지에서 “그날의 참사가 너희들을 데러가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처럼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멋진 청춘들이었을 것”이라며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너희들이 왜 사라졌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추도사에서 "10번째 봄이 왔지만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부끄럽다"고 울먹였다.
희생자 유족들은 △국가책임 인정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권고 이행 △추모사업 추진 △사고 당시 국가 기록물 공개 △국가 책임자 처벌 △추가조사 이행 등 10가지를 정부에 정식으로 요구했다. 이날 기억식은 416합창단 및 시민합창단 등 총 4,160명의 기억합창과 오후 4시16분 추모사이렌 소리에 맞춘 희생자 묵념의 시간 순으로 이어졌다.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서는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제외한 43명의 일반인 희생자와 구조·수색 작업을 하다 숨진 민간 잠수사 2명 등 45명에 대한 추모행사가 거행됐다. 유가족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협의회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제일 먼저해야 하는 일”이라며 “오늘 하루만이라도 304명의 무고한 희생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슬픔과 고통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유가족과 생존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이 자리가 모두의 일상이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