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100일 앞으로...48년 만에 최소 규모로 현실 목표 金 5~6개

입력
2024.04.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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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파리 개최...17일 D-100
총 329개 금메달 두고 열전 벌여
한국 1976년 대회 이래 최소 선수 파견
험난한 도전 예상...양궁, 펜싱에 기대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2024 파리 하계올림픽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국 선수단은 48년 만에 최소 규모로 꾸려질 예정이라 험난한 메달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구기 종목의 몰락 등이 선수단 축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파리 올림픽은 현지시간 7월 26일 개막해 8월 11일까지 열전을 벌인다.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건 1900년, 1924년 이후 정확히 100년 만이다. 아울러 파리는 영국 런던(1908년·1948년·2012년) 다음으로 세 차례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가 됐다.

파리 올림픽은 총 329개의 금메달(32종목)이 걸렸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50명 파견) 이래 48년 만에 최소 규모로 꾸려질 예정이다. 대한체육회가 예상하는 파리 올림픽 출선 선수 인원은 170~180명 수준. 저출생 시대에 엘리트 체육 인재 유입 감소, 전통적인 메달밭 복싱과 레슬링 등 투기 종목의 몰락, 단체 구기 종목의 집단 부진 등에 따른 결과다.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현실적인 목표는 금메달 5~6개다. 하계올림픽마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드는 ’10-10’은 이제 옛말이다. 한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으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금메달 9개·종합 8위)을 마지막으로 쇠락기에 접어들었다. 2020 도쿄 올림픽 당시엔 금메달 6개·은메달 4개·동메달 10개로 근래 들어 최저인 종합 16위로 처졌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자칫 2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늘 위기에 강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27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양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임시현이 도쿄 올림픽에서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을 차지한 안산의 뒤를 이어주길 기대한다. 아울러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까지 바라보고 있다. 남자 양궁은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우진과 김제덕이 다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펜싱도 금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다. ‘어펜져스’로 불리는 남자 사브르와 여자 에페에서 금메달 2개 정도를 바라고 있다. 배드민턴은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 혼합복식 간판 서승재-채유정이 ‘금빛 스매시’를 노린다. 도쿄 올림픽 ‘노 골드’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구겼던 태권도는 남자 58㎏급에 출전하는 박태준의 메달 가능성에 기대가 크다.

기초 종목의 약진도 메달 전망을 밝힌다.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와 김우민은 올해 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파리 올림픽 희망을 쏘아 올렸다. 이들은 남자 계영 800m에서도 메달 획득을 넘보고 있다.

육상에서는 높이뛰기의 ‘스마일 점퍼’ 우상혁이 ‘금빛 도약’을 꿈꾼다. 도쿄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은 2022년 실내 세계선수권 금메달, 2023년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급 반열에 올랐다.

체육회도 개막 D-100일을 맞아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국가대표 격려행사를 갖고 태극전사들의 사기를 북돋을 계획이다. 체육회는 현재 파리 올림픽에 대비해 양궁, 배드민턴, 펜싱, 수영, 탁구 등 메달 가능성이 높은 8개 종목 20명을 특별 관리 선수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날 이기흥 체육회장이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파리 올림픽 특별지원 비책도 공개할 예정이다.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이나 에펠탑 옆의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회를 밝힐 성화는 16일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됐고, 5월 초 프랑스에 도착해 봉송을 시작한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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