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브 채널이 모집 인원을 '0명'으로 표기한 배우 모집 공고를 올리면서 온라인상에서 문해력 논란이 불거졌다.
구독자 185만 명을 보유한 코미디 유튜브 채널 '너덜트'는 12일 '2024 너덜트 배우 모집 안내문'이라는 제목의 채용 공고를 올렸다. 너덜트 측은 안내문에 모집 기간과 조건, 대상, 인원 등 조건을 기재했다.
일반적인 공고였으나 '모집 인원: 0명' 대목에서 뜻밖의 논쟁이 펼쳐졌다. 통상적으로 채용 공고에서 '0명'은 최대 9명의 인원을 뽑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를 이해하지 못한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글에 "왜 0명 뽑는다고 하냐. 낚시글이냐", "사람을 뽑는 데도 예의가 있는 거다. 구체적인 인원수가 있어야지 공고 올려놓고 0명이라니" 등 비난 댓글을 달았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비밀을 유지해야 하거나 밝힐 수 없는 사항을 나타낼 때 숨김표('○' 또는 '×')를 쓴다. 너덜트 측은 '○'과 모양이 같은 '0'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를 숫자 '0'으로 이해한 누리꾼들은 채용 인원 0명으로 오해했다.
이에 문해력 부족을 지적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사회생활 안 해도 '0명'이라는 표현은 맥락을 파악하면 알 수 있는 표현 아니냐", "당연한 상식인데 사람들이 싸우고 있으니 당황스럽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제 막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0명의 의미를 모를 수 있다"는 반박 댓글도 있었다.
앞서 온라인상에서는 단어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실제와 다르게 파악하는 문해력 저하 논란이 잇따라 제기됐다. 3일을 뜻하는 '사흘'을 4일로 인식하거나, 마음 깊이 사과한다는 의미의 '심심한 사과'를 지루하다는 의미로 오인하는 식이다. 이 밖에도 '금일'(今日·지금 지나가고 있는 이날)을 금요일로, '고지식하다'는 표현을 '높은(高) 지식'으로 잘못 이해한 사례도 있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2021년 발표한 '제3차 성인문해능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수준1'(초등 1, 2학년 학습 수준) 인구가 약 200만1,428명으로 전체 성인의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 셈하기는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에 활용하기에는 미흡한 '수준2'(초등 3~6학년)는 185만5,661명(4.2%) 수준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