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전기자동차 소유자가 최근 늘어났지만, 향후에도 전기차 구매가 꾸준히 이어질지에 대해선 다소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갤럽이 지난 3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가 현재 전기자동차를 소유 중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가량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진지하게 구매 고려 중’(seriously considering buying)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같은 기간 12%에서 9%로, ‘어느 정도 고려 중’(might consider in future)은 43%에서 35%로 각각 감소했다. 반대로 ‘구매 계획 없음’(Would not buy)은 41%에서 48%로 늘어났다.
전기차 구매 계획은 연 소득과 연령, 정치 성향에 따라 편차가 나타났다. 수입이 연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 이상인 층에서는 전기차를 이미 소유하고 있거나(14%) 구매 의사가 있는 비율이 45%였고, '구매 의사 없다'는 응답은 41%였다. 하지만 연 수입 4만 달러(약 5,500만 원) 이하 저소득층에서는 구매 의사 없다는 응답이 61%로 압도적이었다. 갤럽은 “이는 2023년 저소득층의 ‘구매 의사 없다’는 답변 비율(43%)에서 무려 18%포인트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연령별로는 역시 젊은 층에서 전기차를 소유하고 있거나 향후 구매 의사가 있다는 답변이 더 많았다. 반면 65세 이상 그룹에서 소유하고 있거나 향후 구매 의사를 밝힌 응답은 36%에 그쳤다.
갤럽은 특히 “정치적으로 좌파 성향(민주당 지지자)이 우파(공화당 지지자)보다 전기차 시장에 발을 디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란 답변 비율은 27%였지만, 공화당 지지자는 69%에 달했다. 중도층(무당층)은 47%였다. 또 기후 변화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전기자동차를 구매했거나 향후 구매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갤럽은 “전기자동차 구매는 기후 변화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중요한 방법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갤럽은 그러면서 “미 연방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생산량의 60%가 전기자동차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선호도가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 한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오는 대선에서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이 목표는 하향 조정될 수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구성된다면 목표를 아예 폐기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도 전기차 판매량은 주춤하고 하이브리드 차량이 점유율을 확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기차 판매량은 2만5,550대로, 전년 대비 25.3% 감소했다. 매해 1분기 판매량만 보면 △2020년 1만763대 △2021년 1만3,273대 △2022년 2만7,853대 △2023년 3만4,186대 등 꾸준히 상승했지만, 올해 상승세가 꺾였다. 반면, 올해 1~3월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9만9,8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8,249대보다 46.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