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간부를 사칭한 남성이 군인 단체 식사 예약을 미끼로 수백만 원을 가로채는 사건이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경찰등에 따르면 자신을 육군 행정보급관이라고 소개한 남성 A씨는 지난 4일 진안의 한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훈련 장병들이 먹을 음식이라며 6일 저녁에 95만 원 어치 닭백숙을 준비해달라고 했다.
A씨는 통화를 마친 후 음식점주 B씨에게 공문과 영수증을 보내왔다. 공문에는 A씨뿐 아니라 해당 부대 대대장과 중대장의 이름과 직인, 주문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5일 다시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선 "장병이 먹을 한 달 분량의 과일 약 300만 원 어치를 과수원에 주문해달라"고 요구했다. B씨가 큰 금액이라며 거절했지만, "장병 식사비 결재 공문에 과일값도 넣어야 돈이 한꺼번에 나온다" "다른 식당은 다 해줬다. 부대 이름을 걸고 약속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얼마 후 충북 충주의 과수원 대표라는 C씨가 자신이 해당 부대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며 계좌번호를 알려왔고, 음식점주 B씨는 과일값으로 309만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예약 당일, 식당에 오기로 했던 군인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A씨와 C씨는 전화를 받지않았다. 뒤늦게 해당 부대에 확인한 결과 이들이 보낸 공문과 납품 확인서는 모두 가짜였다. 음식값 뿐 아니라 과일값까지 400여 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B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한국외식업중앙회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진안 고창 임실 남원 지역 11곳 식당이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메뉴도 감자탕 아귀탕 설렁탕 등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군부대 인근 고령층이 운영하는 식당을 노린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추가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