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안 받게 해줄게"... 백현동 사업자에 13억 받은 브로커 징역 4년

입력
2024.04.12 18:32
법원, 이동규에 검찰 구형보다 중형 선고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는 구실로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의 민간업자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은 부동산 업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이동규 전 KH부동디벨롭먼트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량인 징역 3년보다 더 높은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13억3,000여만 원의 추징금 납부도 명령했다.

이 전 회장은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6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던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 접근해, 수 차례에 걸쳐 13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회장은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에게 얘기해 사건을 덮어주겠다"며 사건 무마를 대가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회장은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으나 수수액 일부는 빌려줬다가 돌려받았거나 분양 사업 일환으로 지급된 용역 대금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정바울 회장이 법정에서 "이 전 회장과 동업한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이 전 회장이 주장한 사업의 실체가 불분명한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은 수사기관에서 근거가 없다고 밝혀진 주장을 법정에서 동일하게 하는 것을 보면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자백 등 참작 사유를 고려해도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이 정 회장에게 소개한 전관 변호사들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이 고검장 출신인 임정혁 변호사와 총경 출신인 곽정기 변호사를 정씨에게 소개했고, 두 사람이 수사 무마를 대가로 고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두 사람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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