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서 살아난 이준석, '분열의 아이콘' 극복하고 차기 대선주자 위상 찾나

입력
2024.04.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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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운 누르고 첫 국회 입성
청년 보수정치 부활 과제
이준석 "대선 정말 3년 남았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3전4기 끝에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참패로 보수가 다시 어려움에 처했지만, 상대적으로 이 대표의 주가는 올라갈 전망이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천하람 최고위원과 함께 반윤석열 기치를 내걸고 기존의 보수와 얼마나 다른 지향점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1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우리(개혁신당)는 원내 활동 자체가 젊은 시각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합리적인 야당으로서의 역할, 그리고 훌륭한 조율자가 될 수 있는 정책적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의 승리로 지역구 1석을 얻은 동시에 3.61%의 정당 득표율로 비례 2석(이주영·천하람)까지 총 3석을 얻었다.

개혁신당 플랫폼 삼아 대권 주자로 성장할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표는 화성을에서 5만1,856표(42.41%)를 받아 4만8,578표(39.73%)를 얻은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278표 차로 꺾었다. 후보 확정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 후보에게 열세를 보였지만, 이후 공 후보의 부동산 증여 논란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평균연령 34세' 동탄 지역 유권자 마음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전날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도 경쟁자인 공 후보가 43.7%로 이 대표가 40.5%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자정을 넘기면서 승부의 추는 이 대표 쪽으로 기울었다.

이 대표의 총선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말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한 뒤, 개혁신당을 창당하며 이번 선거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와 합당을 선언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깨지고 이후에는 조국혁신당 바람에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꾸준히 지역을 다져 13년 정치 인생의 최대 약점이었던 선거 승리를 따냈다.

이 대표는 다음 대선이 치러지는 2027년에는 대선 피선거권 하한 연령(만 40세)을 넘겨 만 42세가 된다. 향후 행보에 따라 보수 진영의 대선 주자로 위상이 올라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음 대선 나가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다음 대선이 몇 년 남았죠"라고 뜸을 들였다. 이어 "3년 남았다. 그때 이 대표도 마흔이 넘는다"는 진행자 얘기에 이 대표는 "확실합니까?"라고 되물었다. 3년이 되기 전에 대선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진행자는 "굉장히 도발적인 얘기인데요"라고 언급했다. 천 최고위원도 이날 "개혁신당은 ‘한국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젊은 대선 주자를 보유했다"고 그를 추켜세웠다.

초당적 협력, '갈등 제조기' 이미지 극복 과제

다만 이 대표가 22대 원내 입성을 토대로 보수 진영에서 다시 존재감을 찾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특히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의 일원으로 보수 개혁을 함께 꾀했던 김용태 당선자(경기 포천가평)나 민주당 텃밭으로 불린 서울 도봉갑을 꿰찬 김재섭 당선자 등 국민의힘 30대 초선들과의 초당적 협력을 통한 보수 정치의 새 지향점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제기된 '내부 총질'에 대한 비판도 극복해야 한다. 또 세대나 젠더 갈라치기로 정치적 이득을 봤다는 평가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는 차세대 대권 주자라고 하기엔 아직 보수 세력 내부에서조차 비판 세력이 많다"며 "부정적 이미지의 누적은 정치인으로서 성장하는 데 큰 한계로 여겨져,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당장의 의정 생활에서부터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