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것 같고, 필요하다면 제가 앞장서 쓴소리를 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겠습니다.”
경기 지역 최대 승부처인 성남시분당갑 지역에서 ‘민심의 대변자’ 안철수(62) 국민의힘 후보는 ‘선거의 귀재’, ‘노무현 심복’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후 이같이 밝혔다. 안 당선자는 “분당·판교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민심의 회초리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성남시분당갑 선거구를 열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선거전 초기에는 안 당선자에게 유리했지만 선거 운동이 본격화 된 3월부터 분위기가 역전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조차 안 당선자의 득표율을 47.2%로 예상, 이 후보(52.8%)에 밀린다고 예측하면서 한 때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방송3사 출구조사와 달리 개표 초반부터 안 당선자는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은 채 줄곧 앞서갔고 11일 오전 4시쯤 당선을 확정지었다. 최종 개표 결과 안 당선자는 8만7,315표(53.27%)를 얻어 7만6,578표(46.72%)에 그친 이 후보를 1만737표(6.55%포인트) 차로 눌렀다.
안 당선인은 “분당 판교를 대한민국 미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게 저의 가장 큰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생 문제와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정부에 전달하는 쓴소리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 이제라도 민심에 맞는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과에 대해 안 당선자의 기업인 마인드와 판교테크노밸리와의 연관성에 대한 기대심리, 분당 지역 최대 이슈인 재건축 관련 ‘1기 신도시 특별법’ 통과에 따른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접 선거구인 성남시분당을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현역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총선 승리로 안 당선자는 4선 국회의원으로서 당내 입지도 한층 탄탄해 지게 됐다. 자연스레 차기 당권은 물론 대권 도전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안 당선자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의사와 국내 최초 백신프로그램 개발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이후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창당해 제3정당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