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방송 3사 출구조사가 발표된 10일 오후 6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앉아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0석 가까운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발표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해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거를 이끈 이해찬 전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은 이 대표는 "겸허한 마음으로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냉정함을 유지했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대한 KBS의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은 위성정당 비례대표 의석을 포함해 178~196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 과반이자 여당(87~105석)을 크게 웃돈 수치가 발표되자, 민주당 상황실엔 떠나갈 듯한 환호가 가득했다. 특히 서울 최대 격전지로 꼽힌 동작을과 ‘낙동강벨트’ 부산에서의 승리 예측이 나올 땐 더 큰 박수가 터졌다.
이날 오후 5시 50분쯤 상황실에 도착한 이 대표는 한껏 들뜬 상황실 분위기와 달리 덤덤한 표정으로 박수만 치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30분간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이 대표는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로 이동하기 위해 자리를 뜨면서 "우리 국민들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지켜보도록 하겠다"며 "고맙다"고 했다.
오후 9시쯤 밝은 모습으로 상황실을 찾은 조정식 사무총장은 "민생 경제에 대한 분노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선 확정 후보들 사진 옆에 스티커를 붙였다.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전국 어디를 다녀봐도 이번에는 (윤석열 정권을) 혼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했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민주당이 (정권을) 심판한 게 아니라 국민이 심판한 것"이라며 "혁신 공천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