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최소 87석에서 최대 105석이 예상됩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 본투표일인 10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 1층 강당에 개표상황실을 꾸리고 숨죽인 채 초조한 표정으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공개를 기다리던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지도부와 관계자들은 한순간 얼어붙었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정한 '탄핵·개헌 저지선'(100석)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절망적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침묵 속에서 약 4분간 굳은 표정으로 방송을 지켜보던 윤재옥 원내대표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나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마주 잡은 양손을 무릎 위에 올려둔 모습 그대로 굳었다. TV에선 전국 격전지에서 야권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결과가 계속 발표됐다. 한 위원장은 별다른 미동 없이 화면만 주시했다.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밀리고 있다는 결과가 발표될 땐 장내에서 '헉' 하는 탄식까지 터져 나왔다.
출구조사 발표 10분 만에 자리에서 일어난 한 위원장은 힘없는 목소리로 "국민의힘은 민심의 뜻을 따르는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끝까지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서둘러 개표상황실을 떠났다.
이후 당내에서도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홍석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이날 채널A 뉴스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 결과"라고 했다. 총선 패배 책임이 대통령실에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경율 당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대통령실과 당을 구분하지 않은 건데, 공동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선 "결과지를 받아봐야겠지만 책임은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