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이 70%를 넘어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6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중 1,384만9,043명이 투표해 사전투표율이 3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인 21대 총선 사전투표율(26.69%)보다 4.59%포인트 높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최종 투표율이 70%를 넘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역대 총선 최고 투표율은 95.5%로 1948년 5월 제헌국회 당시 처음으로 치러진 총선에서 가장 높았다. 6·25 전쟁 뒤 치러진 1954년 총선에서도 투표율이 91.1%로 높았다. 이후 점차 하락해 1963년 6대 총선에서는 투표율이 72.1%를 기록했다.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로 따져보면 1988년 13대 총선 투표율이 75.8%로 가장 높았다. 이후 1992년 14대 총선에서 71.9%를 기록한 이후 21대 총선까지 70%를 넘어선 적이 없었다. 이후 2000년 16대 총선 57.2%, 17대 60.6%, 18대 46.1%, 19대 54.2%, 20대 58.0% 등 줄곧 50% 안팎에 머물렀다. 21대 총선 투표율은 직전보다 8%포인트 상승(66.2%)하며 60%를 훌쩍 넘어섰다.
다만 총선 투표율과 달리 대통령선거는 투표율이 60~80%로 높았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77.1%를 기록했고, 19대 77.2%, 18대 75.8% 등으로 총선보다 투표율이 올랐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율이 70%를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양쪽 지지층이 세게 결집하는 양상이라 투표율이 60% 후반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런데 두 진영이 아주 강하게 붙을 경우 70%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도 지난 3일 MBC 라디오에서 "선관위가 매 선거 직전 유권자 투표 의향을 조사하는데, 지난 총선보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향이 3.8%포인트 증가했다"며 "지난 총선보다 투표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19대 대선보다 20대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이 올랐지만 총투표율은 내렸다"며 "이번 총선 투표율은 60~65%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9일 KBS 라디오에서 "(전체 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사전투표 비중이 (투표자의) 45% 이상 된다면 총투표율이 70%를 기록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높은 투표율이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게 정설로 통하지만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36.93%)을 기록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만큼 투표율만으로 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연령별 투표율에 따라 유불리가 나뉠 수 있다.
국민의힘 측은 "투표율이 70%를 넘기면 '샤이 보수' 등 야당 독주를 견제하려 나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보수 결집이 투표율을 견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 측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기에 투표율이 높아지면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