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해· 공군 전력을 동원한 '돌격 훈련'을 벌였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군사 훈련에 '돌격'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다분히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9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7, 8일 해· 공군 병력을 조직해 남해(남중국해) 해역에서 전투기 순찰·경계, 연합 돌격 훈련 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부전구는 훈련과 전투 대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항상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국가의 주권· 안보를 단호히 지키고 이 해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항행의 자유' 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수시로 군사 훈련을 벌여 오고 있다. 이를 공개하며 실탄 사격 훈련을 벌였다고 설명하거나 훈련에 참가한 구체적인 병력 규모를 밝힌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적진에 뛰어들어 공격한다는 뜻의 '돌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힌 것은 드문 일이다.
이는 워싱턴에서 예정된 사상 첫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담에 대한 불만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오는 11일 정상회담을 연다. 세 정상은 남중국해 내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국·일본·호주·필리핀 4개국은 지난 7일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각 나라의 해·공군이 참가한 합동 훈련도 벌였다. 중국의 이번 돌격 훈련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맞불 격인 셈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3국 간 정상회담에 대해 "진영 대결"이라고 규정한 뒤 "우리는 배타적인 '좁은 울타리(小圈子)'를 만드는 것을 반대한다", "이 지역에서 진영 대결을 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