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의 '이화여대생 미군 성 상납' 발언에 대해 "역사적 진실에 눈감지 말아야"라고 글을 썼다가 삭제했다. 이 논란에 침묵해 온 이 선대위원장이 사실상 처음 밝힌 입장이다.
이 선대위원장은 8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김준혁 논란의 대반전! 나의 이모는 김활란의 제물로 미군에 바쳐졌다는 증언 터졌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유하며 이같이 적었다. 영상엔 자신을 이대 출신이라 주장한 여성 10여 명이 "김활란 이대 초대 총장의 친일·반여성 행위를 심판하자", "김준혁 후보와 민주당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 기자회견 장면이 담겼다.
이 기자회견에서 고은광순씨는 "어렸을 적 가족 앨범에서 이모가 잔디밭에 미군과 함께 앉아 있는 사진을 봤다"며 "이모뿐 아니라 여대생들이 미군들과 커플이 돼 집단 미팅을 하는 듯한 사진이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이 문제(김 후보 발언 논란)가 불거져 가족에게 이모에 대해 물었다"며 "이모가 1935년생으로 정치외교학과를 다녔고, 1948년 무렵 낙랑클럽 당시 김 총장에게 걸렸다는 걸 최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고은씨는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일각에선 고은씨의 주장 근거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고은씨 주장대로라면 1935년생 이모는 낙랑클럽이 있었던 1948~52년도에 10대인데 앞뒤가 안 맞다"며 "이 위원장이 김 후보를 감싸려고 허무맹랑한 주장에 동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선대위원장 측은 "실무진 실수로 올라간 글이라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의 막말에 고개 숙였던 민주당은 최근 "김 총장은 친일이 맞지 않느냐"며 역공에 나섰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후보 논란이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미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렸다"며 "사실 김활란 전 (이화여대) 총장의 친일 행적에 대해 역사적인 따가운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이 선대위원장의 이번 글 역시 김 후보 논란이 총선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