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달 모스크바 인근 공연장에서 일어난 테러를 지시한 인물이 특정됐다며 ‘우크라이나 연계설’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
8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이 사건 피고인 중 한 명의 자백 영상을 현지 방송 채널1에 공개했다. 영상에서 피고인은 “‘사이풀로’라고 불리는 남성이 우리에게 연락했고, 100만 루블(약 1,500만 원)씩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대목은 ‘우크라이나’가 이 피고인의 자백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피고인은 영상에서 “사이풀로는 우리에게 우크라이나로,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로 가라고 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100만 루블씩을 주기로 했었다”고 증언했다. 다른 피고인도 “우리는 키이우로 가서 각각 100만 루블의 돈을 기다려야 했다. 사이풀로는 우리가 국경을 넘어 키이우로 가도록 도와 줄 이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백 영상은 ‘우크라이나가 테러 배후’라는 러시아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에서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 방화 테러로 144명이 숨졌고, 551명이 부상했다.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으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및 서방의 개입 가능성을 계속 강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