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수련병원을 이탈한 지 8주째를 맞은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이 '빅5 병원'(5대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의사를 제외한 직원이 신청 대상으로,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대형병원의 취약성이 다른 근로자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이달 1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자는 올해 연말 기준으로 50세 이상이면서 20년 이상 근무한 일반직 직원이다. 병원 관계자는 "비상운영체제에 따라 자율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며 "2019년과 2021년에도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빅5 병원 가운데 이번 의료공백 사태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서울아산병원이 처음이다. 이 병원은 지난달 15일부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이달 초 소속 교수들에게 "2월 20일부터 3월 30일까지 40일간 의료분야 순손실이 511억 원이고, 상황이 계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순손실이 연말까지 4,600억 원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또 다른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연세의료원)과 서울대병원도 각각 지난달 15일과 이달 2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이 일어난 2월 넷째주부터 지난달까지 6주간 전공의 수련병원 50곳의 수입이 4,238억 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