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원전 공격 두고 진실 공방... IAEA “심각한 사건”

입력
2024.04.08 23:15
러 "우크라 공격 3회 받아... 3명 부상"
우크라 "러 자작극"... 개입 사실 부인
"원전 안정성 해칠 수도" 우려도 제기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가 7일(현지시간) 세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러시아가 발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공격 사실을 부인하며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전 주변 방사선 수치는 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느 쪽 주장이 사실이든 유럽 최대 원전인 이곳에 대한 공격 자체는 사실로 보여 그 자체로 심각한 사건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은 이날 “자포리자 원전이 공격받아 원전 직원 3명이 다쳤고, 이들 중 1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로사톰은 우크라이나군의 1차 공격이 원전 구내식당 주변을 타격했고, 30분 후쯤 무인기(드론) 2대가 각각 원전 하역장과 6호기 돔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다만 원전 주변 방사선 수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핵 테러’라고 규탄했다.

우크라이나는 적극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총정보국(HUR)의 안드리 유소우 대변인은 “모방 공격을 포함, 우크라이나 원전 구역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이미 잘 알려진 침략군의 범죄 행위”라며 개입 사실을 부인했다. 이반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군사행정청장도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군 공습으로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며 “러시아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자포리자의 입구 밀집 지역 8곳을 357회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진실 공방에 간접적으로 ‘참전’했다. IAEA는 이날 자포리자 원전 돔에서 드론 폭발이 목격됐다며 “원전 안전에 위험이 생기진 않았으나, 이번 사안은 원자로의 격납용기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엑스에서 이 사건을 두고 “심각한 핵사고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2년 3월부터 러시아가 통제 중인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