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부권 지역개발 걸림돌 온산선 폐선하라"

입력
2024.04.08 18:00
온양·온산 도심 관통… 도로, 주거 등 단절
"수송량 감소로 효용가치 없어" 폐선 요구

울산 울주군 남창역과 온산역을 잇는 동해선 지선철도 온산선 폐선 요구가 거세다. 지역 주민들은 해당 노선이 건강권을 침해하고 남부권 신도시 개발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울주군 온양읍 14개 주민단체로 구성된 온산선폐지공동추진위원회는 8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독폭발 위험물질을 수송하는 온산선이 마을을 관통해 지역주민의 건강은 물론 도시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온양과 온산지역을 관통해 도시를 동·서로 갈라놓으며 45년간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된 온산선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제5차 국가철도망계획에 온산선 폐지를 반영하고, 위험물 수송을 즉각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온산선은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기업체들의 화물 운송을 위해 지난 1979년 준공된 8.6㎞ 길이의 철도 노선이다. 개통 당시에는 입주 기업들의 핵심적인 수송망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비철금속업체인 영풍과 정유업체인 에쓰오일 두 업체만 사용 중이다. 영풍은 경북 석포제련소에서 황산을, 에쓰오일은 공군 항공유를 각각 1일 2회 수송한다. 박순동 온양읍 주민자치위원장은 “온양읍은 동해남부선개통 등 정주여건 개선으로 10만 인구를 수용할 신도시 조성이 추진 중인 곳”이라며 “온산선이 도로와 주거지를 단절시키는 등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7월 온산선 철도건널목 인근 3개 아파트 시행자 측이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 철도건널목 구간의 4차로 확장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국가철도공단은 사고 위험을 들어 불가하다고 회신했다.

주민들이 온산선 폐지를 요구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지역단체들이 폐지를 요구하는 주민 1만2,519명의 서명을 울주군과 군의회에 전달했고, 2022년에는 울산시의회가 폐선 촉구 대정부 건의안도 채택했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 측은 “선로 신설·폐지는 국토교통부 소관이고, 산업체 물류 운송 등에 사용 중인 노선이라 폐선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바 있다. 국방부도 온산선이 철도 병참선(작전 중인 군부대와 작전 기지를 연결하여 보급품과 병력이 이동하는 일체의 지상 · 해상 · 공중 수송로)의 핵심이라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주민들은 온산국가산단에서 울산신항 인입 철도 용암정거장으로 연결되는 약 4㎞ 구간의 새 철도를 개설하는 방안도 건의 중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올 초 울산시에 온산선 폐지를 요구하는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안을 제출했다”며 “다만 실제 반영되더라도 2040년에나 가능해 다른 방안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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