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사업의 우리 군 독자 정찰위성 2호기가 8일 우주 궤도 안착에 성공했다. 24시간 북한 정밀 감시의 초석을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형 3축체계 중 하나인 킬체인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역시 이달 중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후속 발사할 공산이 커 한반도 우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이날 오전 8시 17분(현지시간 7일 오후 7시 17분) 우리 군 정찰위성 2호기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에는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발사체가 사용됐다. 위성 2호기는 발사 약 45분 후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돼 정상 궤도로 진입했다.
발사 초반은 불안했다. 발사 후 50여 분 뒤인 오전 9시 11분 해외 지상국과 시도한 예비교신(1차 교신)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패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돌았지만 국방부는 오전 10시 57분 “해외 지상국과의 본교신(2차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4·25 사업 2호기 위성의 성공을 확인한 것이다.
2호기는 앞으로 2주간 초기운영(LEOP) 시 궤도에서 태양전지판 및 안테나 반사판 전개 등 임무형상 전개, 플랫폼 기능 확인, 위성체 운용모드 정상동작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발사 성공으로 군 최초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군의 독자적인 정보감시정찰 능력이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2호기는 지난해 12월 발사된 1호기 ‘전자광학ㆍ적외선(EOㆍIR)’ 위성과 달리 ‘합성개구레이더(SAR)’ 방식으로 감시ㆍ정찰을 수행한다. EOㆍIR 위성은 가로·세로 30㎝가 하나의 점인 0.3m급 해상도로 지구를 광학적으로 관찰한다. 반면 SAR 위성은 공중에서 지상과 해양으로 레이더를 순차적으로 쏜 뒤 굴곡 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미세한 시차를 처리해 지상지형도를 만들거나 지표를 관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주야간 △구름 등 기상상황 간섭 없이 △전천후로 정확한 정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발사 상황을 직접 참관했다. 그는 "군정찰위성 2호기의 성능은 북한의 위성과 비교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며 "현존하는 SAR 위성 중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라고 자부했다.
이번 2호기는 방위사업청이 사업 관리를,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내 업체가 협력 개발했다. 위성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을 주도했다. 위성의 핵심인 ‘눈’ 역할을 하는 SAR 센서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했다. 국방부는 “새로운 우주 경쟁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 위성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호기 위성 발사 성공으로 한반도 '스페이스 레이스'는 다시 불을 뿜을 예정이다. 우리 군은 2호기에 이어 내년까지 SAR 위성 3~5호기를 추가 발사할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지난해 12월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2024년에 3기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쏴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신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정찰위성은 당초 3월 중이면 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예의 주시했는데, 몇 가지 추가적인 보완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금 하는 기술적 보완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경우 4월 중순 발사 가능성이 높다"라며 "4월 15일이 특별한 날(태양절ㆍ김일성 생일)이니 쏘려고 하겠지만, 기술적으로 추가적인 보완을 하려면 4월 말까지 열어놓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우리 정찰위성이 성능에 있어 압도적이라고 본다. 신 장관은 "내년까지 군정찰위성 후속호기와 현재 개발 중인 초소형 위성까지 발사할 예정"이라며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 정보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SAR위성을 발사할 계획은 현재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술 격차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