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재용 교수 “MZ세대 '공정 보상' 요구 계속될 것, 노사 눈높이 맞춰야”[인터뷰]

입력
2024.04.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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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노조의 진화]
'극심한 경쟁 환경' 겪으며 불공정에 민감
MZ세대 특성, 인구 감소로 노사관계 변화
MZ세대-기업 간 '소통'으로 갈등 완화해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공정한 보상’ 요구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거대한 흐름입니다.”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8일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MZ세대가 자라온 배경,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기업은 ‘시스템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 교수는 책 ‘공정한 보상’(2021)을 통해 MZ세대의 욕구를 분석한 성과평가 및 보상체계 전문가. “기업 내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과 MZ세대 모두 기대 수준을 맞추고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게 그의 제언이다.

신 교수는 MZ세대의 가치관을 파악하려면 그들의 '성장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MZ세대가 자라온 과정은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었다”며 “학창시절부터 혹독한 경쟁과 극심한 토너먼트를 치러온 이들은 불투명한 평가와 불공정한 보상을 이해하기 어려워 한다”고 했다. MZ세대에 공정이란 ‘철학적 차원’이라기보다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는 실용적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런 MZ세대에 기업이 ‘불투명한 성과평가’로 보상한다면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신 교수는 “경제계를 강타한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부터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까지, ‘무대’는 바뀌어도 공정한 보상이라는 논란의 '내용'은 같다”며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MZ세대들의 공정한 보상 요구가 더 크게 분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을 포용할 조직문화를 만드는 건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미 MZ세대는 주요 기업 직원의 50%를 차지했고, 일부 대기업에서는 75%에 이른다. 여기에 저출산 효과도 기업을 뒤흔들 전망이다. 신 교수는 “2026년부터 신입사원 취직 인구가 가파르게 줄며 2030년부터는 일본처럼 직원이 기업을 선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인재를 잃지 않기 위해 보상 시스템을 다듬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MZ세대가 기업의 주류가 되면 노사 관계도 격변할 가능성이 크다. 신 교수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4050세대 노동자가 주류인데 10년 후면 은퇴가 시작된다”며 “10년 후면 전통적 노조 패러다임에 속하지 않는 MZ세대 비율이 굉장히 커지면서 노사 관계도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MZ세대와 기업이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MZ세대는 자신이 성과를 받아야 한다고 여길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평가가 다를 수 있어서다. 신 교수는 “기업과 직원 간 소통도 중요하다”며 “MZ세대가 공정한 보상만큼이나 보상을 결정하는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함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걸 기업이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대기업은 어느 정도 변화가 이뤄지는 분위기인데, 중소기업은 MZ세대의 요구를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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