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deep fake)' 영상을 제작해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5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딥페이크는 영상이나 이미지, 음성 등을 진짜처럼 합성하는 기술로 4·10 총선에서 경찰의 중점 단속 대상이다. 해당 남성은 특정 정당에 소속돼 활동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딥페이크 영상을 추적해 작성자를 특정했다"며 "지방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으로, 제작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남성 외에도 영상을 유포시킨 9명의 신원을 파악해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
문제의 영상은 올해 2월 말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삽시간에 퍼졌다. 46초 가량 되는 영상에는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등장 인물의 외형과 목소리, 입모양 모두 실제 윤 대통령과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영상 속 윤 대통령은 "저 윤석열, 국민을 괴롭히는 법을 집행해온 사람입니다"라며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고 말한다.
피의자는 특정 정당 소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 서울청장은 "당직자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소속 정당을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유통한 9명과 집단적으로 영상 유포를 모의했는지는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제작자와 유통사범들을 상대로 범행 의도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은 의료계 강경 목소리를 대변하는 익명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전공의 행동 지침'과 '공중보건의 명단'을 올린 이들도 차례로 수사 중이다. 조 서울청장은 "전공의 지침을 만든 이들은 군의관 2명으로 특정됐고, 작성 경위와 유통 경로, 제 3자와의 관련성을 들여다볼 방침"이라며 "공보의 명단 유출 관련자도 1명은 의사고 1명은 의대 휴학생이어서 입수 경위 등 1차 조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전공의 집단사직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대한의사협회 수사는 소환 조사를 거의 마치고 사실 확인 작업에 돌입했다. 조 서울청장은 "전공의 관련 고소나 고발은 현재까지 없다"면서 "의협 관계자들의 혐의는 전공의의 업무방해를 교사했다는 건데, 입건된 전공의가 없어 업무방해의 정범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혐의 입증이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아 정범이 없는 점을 전제로 의협 관계자 등을 어떻게 판단할지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