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달라붙는 감정들 외

입력
2024.04.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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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붙는 감정들

김관욱 외 지음. 인류학자 5명이 지난 10년간 일상을 덮쳐 온 사회적 참사의 발자취를 따라 밟았다. 이들은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코로나19 확산 등이 사회 전반에 드리운 '끈적하게 엉겨 달라붙는 감정'을 '정동'이라 명명했다. 참사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일들, 참사를 겪은 당사자와의 인터뷰를 되살피며 '무기력'과 '무관심'으로 대표되는 한국 공통의 정동이 비롯된 역사를 추적한다. 아몬드·225쪽·1만7,500원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황의진 지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자기 과시가 부로 이어지는 데 대한 우려의 중심에 '젊은 여성'이 있다. 젊은 여성임에도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저자가 여성들의 복잡다단한 '자기 사진' 찍기를 다각도로 탐구한 책이다. 동시대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한편, 여성과 사진의 역사적 관계를 되짚어 본다. '대상'에서 '주체'가 된 여성의 사진 찍기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어떤 의미로 확장되는지 주의 깊게 살폈다. 반비·276쪽·1만8,800원

△행복이라는 환상

칼 세데르스트룀 지음. 이종삼 옮김. '누구나 자신의 내적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낙관적 의미의 '행복'은 어느 순간 신기루처럼 환상에 불과한 개념이 됐다. 행복은 착취와 불평등의 자본주의에 종속될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됐다. 책은 '행복이라는 환상'의 부고를 선언하며 시작된다. 행복 추구와 정의의 변천사를 통해 행복의 판타지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배경을 밝힌다. 한울아카데미·232쪽·2만6,000원

△인플루언서 탐구

올리비아 얄롭 지음. 김지선 옮김. 미디어이자 신흥 거부로 온라인 생태계를 지배하는 '인플루언서'의 전모를 밝힌 책. 인플루언서의 파티, 사진 촬영 현장 등을 찾아가 보고 직접 인플루언서가 돼 보는 실험도 감행했다. 화려한 일상 뒤에 가려진 직업적 취약성과 위험 요소, 삶의 이면을 들춰봤다. 나아가 '구독'과 '좋아요'를 기반으로 확장을 거듭해 온 인플루언서 산업의 미래를 전망한다. 소소의책·448쪽·2만3,000원

△정원에서의 질문

김풍기 지음. 세종의 아들인 안평대군, 조선 후기 실학자 여암 신경준 등 옛 문인들이 가꾼 뜰의 기록을 되살핀 책. 직접 돌본 뜰을 소중히 여기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던 옛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이들이 남긴 시문 속에서 '작고 소박한 뜰'에 담긴 장엄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선조들의 삶의 관조를 곱씹는다. 뜰을 가꿈으로써 자연과 세계를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음을 역설한다. 그린비·352쪽·1만9,500원

△회계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는가?

이안 볼 외 지음. 이한상, 문해원 옮김. 많은 국가가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만 기록하는 현금주의 회계로 재정을 관리하고 있다. 책은 부채나 연금 등 장기적이고 추상적인 지출까지 투명하게 반영하는 발생주의 회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회계 개혁을 바탕으로 재정관리의 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위험’과 ‘기회’를 정확히 진단할 때 민주주의가 강화된다고 주장하는 책. 한국회계기준원·353쪽·2만 원

△영혼의 이중주

노엘라 지음. 미켈란젤로와 조스캥 데프레, 고흐와 라흐마니노프, 고야와 베토벤 등 화가와 음악가의 작품을 연계해 해설한 에세이. 작품과 삶을 비교하며 예술 장르 간 통섭을 시도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배우, 영화감독 등으로 활동해 온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2010년 출간된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의 전면 개정판. 큐알(QR)코드로 주요 음악도 바로 감상할 수 있다. 스튜디오오드리·544쪽·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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