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경기 침체로 위축됐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에는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되살아나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시리즈 등 인공지능(AI) 기능을 담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3% 늘어난 12억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인도 등 신흥 국가에서 중저가형 스마트폰 판매량이 눈에 띄는 반등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흥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느슨해졌고 이 지역에 새 스마트폰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게 이유다. 여기에 오포와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흥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런 경향은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의 제품으로 이어져 저가형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150~249달러(20만~33만 원) 스마트폰의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1% 늘 것이라고 봤다.
600~799달러(81만~108만 원)대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회복세도 뚜렷하다. AI 스마트폰의 등장과 보급형 폴더블(접이식) 제품의 출시에 따라 올해 프리미엄 제품 시장이 전년 대비 약 1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특히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쥔 삼성전자가 흐름을 탔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온디바이스 AI(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에서 AI 구동) 기능을 갖춘 갤럭시 S24 시리즈를 출시하며 AI 스마트폰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인터넷 없이 실시간 전화, 문자 통번역이 가능해지면서 역대 '갤럭시 S'시리즈 중 최단 기간 국내 100만 대 판매 기록을 세우며 흥행 몰이 중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큰손이 된 인도에 생산 기지를 늘리고 애플스토어를 여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중화권 업체 중에서는 화웨이의 약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화웨이는 자국 내 높은 수요에 더해 공격적으로 신모델을 내놓으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전년 대비 4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