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10 총선을 앞두고 가장 많이 찾은 곳은 경기 수원시였다. 수원의 5개 지역구 모두 4년 전 더불어민주당이 휩쓴 터라 여당이 수도권에서 반전을 노리려면 반드시 일부라도 탈환해야 하는 요충지다. 한 선대위원장은 호남 등 열세가 뚜렷한 지역 방문은 최소화하고, 접전이 한창인 서울·경기·충청·부산에 힘을 쏟는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다.
한국일보는 7일 주요 정당이 원외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지난 한 달(3월 4일~4월 7일) 한 선대위원장의 동선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수원갑 1회·을 1회·병 1회·정 2회·무 2회 등 수원 일정만 7회에 달했다. 지난달 7일 팔달구 거리 인사를 시작으로 27일 반도체벨트, 29일 수원살리기 행사, 이달 4일 영통구 상가 방문 등 수원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이재명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수원을 찾지 않았다.
'경기 정치 1번지' 수원은 국민의힘에 절실한 곳이다. 과거 국민의힘 계열 남경필 전 의원이 내리 5선을 지내고 박종희·정미경 전 의원도 당선된 적이 있지만, 최근 두 차례 총선에선 수원 의석을 모두 민주당에 내줬다. 여당은 설욕을 위해 방문규·이수정·김현준 후보 등을 동원, '인물론' 전략을 펼쳤다. 최근 김준혁 민주당 수원정 후보와 관련해 불거진 '막말 논란'을 정조준한 공세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 선대위원장은 수원과 함께 '수용성 벨트'로 불리는 용인(5회), 성남(4회)과 평택(4회), 오산(3회) 등 인접지역 방문도 잦았다. 경기 남부에서의 선전을 교두보 삼아 '수도권 위기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광역지자체의 경우, 한 선대위원장의 방문 빈도가 높은 곳은 △경기(45회) △서울(41회) △부산(15회) △충남(13회) △인천(12회) 순으로 나타났다. '스윙보터'가 많은 수도권과 충청, 이번 총선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경합세가 두드러진 부산에서 표심을 끌어모으는 데 주력한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국민의힘에 험지인 호남은 지난달 15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광주동남갑·을, 전북 전주갑을 한 차례 순회한 것 외에는 더 이상 찾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