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차 생산 연기 발표에도…블루오벌SK "배터리 양산 계획대로"

입력
2024.04.05 19:00
블루오벌SK "미국 테네시 공장, 2024년 배터리 생산" 
재고 쌓을 수 있고, 양산 후 생산 능력 확대도 거쳐야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일부 북미지역 전기차 출시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지만 SK온이 포드와 세운 미국 현지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는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을 계획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오벌SK는 SK온이 운영 중이다.

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미국 테네시주 스탠튼 1,553만㎡ 부지에 조성 중인 전기차 종합생산 단지인 블루오벌시티의 전기차 고객 인도 시점을 기존 2025년에서 2026년으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의 3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 시점도 기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포드는 1월에도 전기 픽업트럭 모델인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줄인다고 밝혔다. F-150 라이트닝에는 SK온의 NCM9 배터리가 들어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가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깊은 틈) 현상이 길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포드의 전기차 생산 연기에도 블루오벌SK는 당초 계획대로 이차전지를 양산한다는 입장이다. 포드는 전기차 출시 계획 연기에도 "미시간주 마셜의 블루오벌 배터리파크 공장을 비롯해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테네시주 및 켄터키주 배터리 공장 모두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블루오벌SK도 “테네시 공장은 계획대로 2025년에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며, 켄터키 1공장도 마찬가지로 2025년에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차전지는 전기차 탑재가 미뤄지더라도 양산 후 재고로 쌓아둘 수 있다. 또 양산 이후 '램프업'(Ramp-up·생산 능력 확대) 과정도 거쳐야 한다. 때문에 포드가 전기차 출시 일정을 미룬다고 해도 블루오벌SK가 이차전지 양산을 바로 미룰 필요는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SK온과 포드는 2022년 7월 총 114억 달러를 투자해 블루오벌SK를 공식 출범했다. 양사는 켄터키주 글렌데일과 테네시주 스탠튼 지역에 배터리 공장 3개를 짓고 약 120기가와트시(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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