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뇌 닮은 뉴로모픽 컴퓨팅 구현할 차세대 메모리 소자 나왔다

입력
2024.04.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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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현 카이스트 연구진 '네이처' 발표
저전력·저비용 상변화 메모리 소자 개발


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메모리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초저전력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통해 인간의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컴퓨팅을 저전력으로 구현할 수 있을 거라고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 따르면, 최신현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진이 초저전력 차세대 상변화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상변화 메모리는 열에너지로 물질의 상태를 원자와 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질과 그 반대인 비정질로 바꾸고, 저항 변화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의 반도체 소자 기술이다.

상변화 메모리는 속도는 빠르지만 전원이 꺼지면 정보가 휘발되는 D램과, 속도는 느린 대신 전원이 꺼져도 정보를 보존하는 플래시 메모리의 장점을 모두 갖는다. 빠른 속도와 비휘발성이 특징인 셈이다. 이 때문에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 받아왔고, 특히 인간의 뇌를 모사한 뉴로모픽 컴퓨팅의 핵심 기술로 연구돼 왔다. 다만 값비싼 초미세 반도체 노광공정을 통해 제작해야 하는 데다 소비 전력이 매우 높아 실용성이 떨어졌다.

연구진은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광공정 대신 상변화 물질인 나노 필라멘트(가느다란 금속관)를 전기적으로 형성하는 방식으로 메모리를 구현했다. 개발된 소자는 기존의 상변화 메모리 소자와 비교해, 소비 전력이 15배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기 속도도 매우 빨랐으며, 반복 동작의 신뢰도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연구 성과는 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등재됐다.

최 교수는 "기존 연구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상변화 메모리 소자의 제조 비용과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물질 선택이 자유로워 고집적 3차원 수직 메모리나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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