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바다와 공항을 품은 클럽72 하늘코스… 16·17·18번 홀이 승부처

입력
2024.04.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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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결전지
자연 암반과 서해 바다 너머 비행기 오가는 이색 풍경
"쉬워 보이지만 승부처 곳곳" 평가
도전과 안전 사이 줄타기가 관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이 열리는 인천 중구의 클럽72 하늘코스는 바다와 공항을 동시에 품은 이색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코스 내내 자연 암반과 푸른 바다를 감상하면서도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비행기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수도권 어디에서나 1시간 안팎이면 닿을 수 있어 대회를 찾는 갤러리들에게는 접근성까지 뛰어난 안성맞춤 골프장이다.

뛰어난 경관과 접근성을 모두 갖춘 코스인 만큼 그간 수많은 대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2006 KPGA투어 SK텔레콤오픈을 시작으로 20개 대회가 하늘코스에서 개최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9월 열린 OK금융그룹읏맨오픈에서는 마다솜이 연장 혈투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코스 레코드는 2015 KLPGA 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조윤지가 기록한 9언더파 63타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언뜻 쉬워 보이지만 곳곳에 승부처가 도사리고 있어 매 홀 정확한 공략이 필요하다”고 하늘코스를 평가한다. 2번 홀(파4)처럼 장타자라면 페어웨이 벙커를 넘겨 어프로치 지역까지 티샷을 보낼 수 있는 코스도 있지만 대부분의 홀은 세심한 샷을 필요로 한다.

3번 홀(파5)은 장타자라도 페어웨이 좌우에 펼쳐진 해저드를 주의해야 한다. 특히 길게 늘어진 레이크 사이에 놓인 그린은 해당 홀을 벗어나기 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6번 홀(파5)은 하늘코스 전체 홀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시원한 풍경을 자랑한다. 그러나 벙커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두 번째 샷과 세 번째 샷 모두 까다로운 홀이다. 특히 유독 턱이 높아 탈출이 어려운 벙커는 선수들이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편안한 좌측 길과 거리 보상이 따르는 우측 길 중에 선택을 해야 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10번 홀(파5)은 자연 암반의 거대함과 섬처럼 떠있는 그린이 눈길을 사로잡는 홀이다. 전장이 그리 길지 않아 장타자라면 투온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그린 앞에 위치한 개울은 프로선수에게도 부담스러운 존재다. 해당 홀 역시 안전과 도전 중 어느 쪽을 택할지에 따라 클럽 선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6·17·18번 홀은 하늘코스의 백미로 꼽힌다. 이 3개 홀은 스코어 변동폭이 커 선수들을 긴장 속으로 몰아넣지만, 그만큼 갤러리들의 관전 재미는 배가 될 전망이다. 16번 홀(파3)의 특징은 좌측의 업힐과 우측의 벙커로 요약된다. 또 위쪽에서 도는 바람이 구질에 큰 영향을 주는 코스이기도 하다.

17번 홀(파4)은 티박스 기준 오른쪽에 펼쳐진 서해바다와 인천대교의 풍경이 탄성을 자아내는 코스다. 그러나 선수들에게는 원성이 자자한 핸디캡 2번 홀로, 고도의 샷 메이킹 능력을 요구한다. 오른쪽으로 티샷을 보냈을 경우 암반과 벙커로 인한 위험부담이 크지만 두 번째 샷의 그린공략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왼쪽 방향은 상대적으로 티샷 공략은 쉽지만 두 번째 샷이 벙커를 가로질러야 해 그린에 올리기가 어렵다.

18번 홀은 레귤러티 기준 545m의 긴 파5홀이다. 장타자도 투온을 노리기 힘들다. 이 홀의 관건은 세 번째 샷. 오르막 홀인 데다 그린 위에는 항상 바람이 불고 있어, 클럽 선택이 중요하고 바람을 읽는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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