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든 미사일에 고체연료 달아 핵탄두 쏜다...합참 "전력화 아직 멀었다"

입력
2024.04.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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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IRBM 시험발사 성공 주장
핵무기화 등 미사일 체계 완결 선언
합참 "성과 부풀려...전력화도 멀었다"

북한이 3일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 등 미사일 무력 체계의 "완전무결한 실현"을 선언했다.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하면서다. 우리 군 당국은 기술 진전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북한이 성과를 부풀리고 있다"며 평가절하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를 장착한 새형의 중장거리고체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가 1,000㎞ 계선의 조선동해상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전했다. 미사일 1차 정점고도는 101.1㎞, 2차 정점고도는 72.3㎞였다.

신문은 안전을 고려해 사거리를 1,000㎞ 한도로 제한했으며, 2단 엔진 시동 지연 및 활강 구간의 급격한 비행 궤도 변경으로 속도와 고도를 억제했다고 덧붙였다. 마음먹고 제대로 쏜다면 훨씬 더 먼 거리에 있는 목표물도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화성포-16나'의 경우 (이전) '화성-12'보다 사거리가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며 "괌은 물론 알래스카나 하와이까지 목표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액체연료 엔진인 화성-12형은 발사대 차량 바퀴가 6축인 반면, 이번 화성포-16나형은 고체연료 엔진으로 발사대 차량 바퀴가 7축이다. 화성-12형은 최대 사거리가 6,000㎞ 정도로 추정된다. 평양에서 미국 본토 방어용 요격 미사일을 갖춘 알래스카까지는 약 5,800㎞,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위치한 하와이까지는 약 7,400㎞ 떨어져 있다.

발사 현지지도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껏 고무된 발언을 내놨다.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국방과학기술력의 절대적 우세를 과시하는 또 하나의 위력적인 전략공격무기가 태어났다"며 "전 지구권 내의 임의의 적 대상물에 대해 '신속히, 정확히, 강력히'라는 당 중앙의 미사일 무력건설 3대 원칙을 관철하게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우리는 각이한 사거리의 모든 전술, 작전, 전략급미사일들의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고 자평했다. 북한이 추진해 온 고체연료화를 통한 은밀하고 신속한 미사일 발사, 탄두조종화에 따른 요격 가능성의 최소화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변칙적 비행으로 중간 요격이 쉽지 않은 극초음속미사일에까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 미국을 압박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북극성-1형 이후 9년여 만에 전 사정거리의 고체연료화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2019~22년 한반도를 겨냥한 핵탄두 투발 수단 실전화에 집중했다면, 2023년 이후엔 가장 취약했던 중거리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시험발사의 성과가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지구 곡률이 허락하는 내에서 대부분 포착한 결과, 재도약 기동은 없었다"며 "사거리 역시 600㎞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엔진 추진력과 탄두부(원뿔형→활공체형) 전환 등 일부 기술적 진전이 있었으나 전력화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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