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과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의 신변을 챙기는 등 구명 로비를 했다는 시민단체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 전화를 받은 후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1사단장에서 해병대사령부로 분리파견되는 조치가 돌연 취소됐다며 구체적 정황을 폭로했다. 임태훈 센터 소장은 "7월 31일 오전 11시 17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임 전 사단장과 관련한 인사명령을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파견 명령이 이뤄졌다는 건 이 전 장관 선까지 교체에 동의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 11시 45분쯤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의 전화를 받고 갑자기 임 전 사단장이 복귀했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이 전 장관은 11시 59분쯤 김 사령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사단장을 빨리 복귀시키라고 지시했다"면서 "누군가 이 전 장관에게 임 전 사단장 거취와 관련한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센터는 임 전 사단장이 당일 소급 휴가를 상신한 정황도 공개했다. 임 소장은 "임 전 사단장은 같은 날 오후 12시 54분 '7월 31일자 연가'를 상신했다"며 "출근을 안 한 상태로 분리 파견만 취소되면 당일 오전에 출근을 하지 않고 공관에서 대기하던 그가 무단이탈이 되기 때문에 황급히 소급 휴가라는 기상천외한 '셀프 특혜'를 자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또 당일 오후 이 전 장관이 해외 출장을 앞두고도 임 전 사단장을 '휴가처리'하라는 지시를 세세하게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주변의 누군가가 임 전 사단장 구명 운동을 하고, 국방부 장관에게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법질서를 농락한 권력형 로비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기 위해 국회가 움직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