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가 지난해 인터넷상에서 삭제한 성범죄 피해 영상물이 전년보다 15%가량 늘어난 24만5,416건으로 집계됐다. 피해자 4명 중 3명은 10·20대였고, 4명 중 1명은 남성이었다. 피해자 개인정보가 영상과 함께 유포되는 사례가 급증하며 2차 피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여가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지난해 디성센터가 피해자 8,983명을 상대로 총 27만5,520건의 상담, 영상 삭제, 수사·법률·의료서비스 연계를 지원했다고 2일 밝혔다. 피해자는 전년 대비 12.6% 증가했고, 연령대는 20대(50.3%), 10대(24.6%), 30대(11.9%) 순으로 많았다. 여성 피해자는 6,663명(74.2%), 남성은 2,320명(25.8%)이었다.
피해 지원의 대부분은 영상 삭제 지원(24만5,416건, 89.1%)으로, 전년(21만3,602건)에 비해 건수가 14.9% 늘었다. 불법촬영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딥페이크' 기술을 쓴 허위영상물 등이 삭제 대상이다. 선제적 삭제 조치도 활발히 이뤄져, 센터가 당사자 요청 없이도 영상 삭제를 지원한 사례가 5만2,992건(21.6%), 수사기관이 피해자 신원 확인에 앞서 센터에 삭제를 요청한 사례가 1만7,267건(7.0%)이었다.
특히 전체 삭제 영상의 23.3%에 해당하는 5만7,082건은 영상에 피해자 개인정보가 함께 노출된 경우였는데, 전년보다 45.3% 늘어난 수치라고 여가부는 설명했다. 그만큼 영상 속 피해자 신원이 드러나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디성센터는 미국에 서버를 두고 삭제 요청에 불응하는 성인사이트에 대해 지난해 주한미국대사관과 미국 국립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에 협조를 구해 피해 영상물 7,500여 건을 삭제했다.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는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국가 간 공조를 통해 영상 삭제에 나선 것이다. 센터는 NCMEC와는 관련 업무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기관은 온라인상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관련 신고를 받아 수사기관에 정보를 공유하는 비영리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