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일 저녁 인천 중구 영종도를 찾아 “인천 지역구에서 좀 어려운 지역이라고 한다. 이제는 여러분이 좀 책임져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의 말처럼 인천 중강화옹진은 인천 14개 지역구 중 민주당에 가장 어려운 험지로 꼽힌다. 앞서 보수계열 정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대북 접경지 두 곳(강화, 옹진)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곳이다. 과거 지역구인 중동옹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민주당 계열 후보가 이긴 건 17대 총선(한광원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유일하다.
표밭이 좋은 만큼 여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곳이다. 2020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 가운데 인천에서 당선된 건 현역 배준영 국민의힘 후보가 유일하다. 이에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인천역을 찾아 "국민의힘에 저는 없어도 되지만 배준영은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다.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는 큰 정치인이 되도록 이 자리에서 만들어달라"고 힘을 실었다.
배 후보와 도전자인 조택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대와 21대 선거에 이어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20대 선거에서는 당시 무소속 출마한 안상수 전 의원이 당선돼 두 후보 모두 고배를 마셨다. 배 후보가 당선된 지난 총선에서는 불과 3,279표(2.64%포인트) 차의 접전이었다. 중구에서는 조 후보가 55.29% 득표로 앞섰지만 배 후보가 강화군(60.89%)과 옹진군(57.95%)에서 ‘싹쓸이’한 결과다.
4년이 지나면서 변수가 생겼다. 조 후보의 손을 들어줬던 중구 유권자가 2만 명 이상 늘면서 이 지역구 전체 유권자 가운데 중구 유권자 비중이 58.8%에서 62.7%로 높아졌다. 특히 늘어난 유권자 대부분이 영종도에 있는 영종1·2동(21대 총선 당시 영종1동)과 운서동에 살고 있어 이들의 표심이 주목된다. 이 위원장이 “영종도에 오기가 쉽지 않아 못 올 뻔했다”면서도 의욕적으로 이곳을 찾은 이유다.
영종1·2동과 운서동 유권자 수는 지난 총선 당시 5만6,125명이었다. 올해 2월 말 기준 18세 이상 인구가 7만5,051명으로 1만8,926명 늘었다. 같은 기간 중강화옹진에서 늘어난 전체 유권자(2만2,606명)의 83.7%를 차지한다. 유권자 수로 보면 인천 중구의 54.8%, 중강화옹진의 34.4%에 달한다.
이들 3개 동(洞) 모두 평균연령이 30대로 젊다. 평균연령 35.9세로 가장 젊은 영종2동은 40대 유권자만 30.0%고, 30대도 22.6%를 차지한다. 영종1동은 30대(24.7%), 40대(29.9%) 유권자가 54.6%에 달한다. 운서동은 20대가 27.5%로 가장 많다.
2020년 총선 당시 조 후보가 낙선했지만 유독 중구에서 앞섰던 것은 사실상 영종1동과 운서동의 ‘몰표’ 덕분이었다. 조 후보는 영종1동에서 61.4%(1만7,311표), 운서동에서는 64.0%(1만4,802표)를 득표했다. 중구에서 조 후보는 배 후보를 8,850표 차로 앞섰는데, 2개 동에서만 이보다 3,342표 더 많은 1만2,192표를 앞섰다.
대선 당시에도 이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이긴 곳은 인천 중강화옹진에서 영종1동과 운서동뿐이었다. 이 위원장은 당시 영종1동에서 53.4%, 운서동에서 54.1%를 득표하며 윤 대통령을 10%포인트 넘게 따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