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속열차 바통 잇는 KTX-청룡
입력
2024.04.01 16:32
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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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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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가 불댕긴 중국 AI 투자 경쟁... 中 아너도 "5년간 14.6조 원 투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honor)가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분야에 100억 달러(약 14조6,15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자사 기기를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목표다. 미국의 대(對)중국 첨단 칩 수출 통제 조치를 뚫고 개발된 중국 딥시크의 저비용·고효율 AI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뒤,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AI 투자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아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을 앞둔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제임스 리 아너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5년 동안 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AI 디바이스 생태계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스마트폰 제조사를 넘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아너 측은 "투자금은 기기에 AI를 적용하고 차세대 AI 비서를 개발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또 일부는 AI 기기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쓰일 예정"이라고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밝혔다. 다만 어디에서 투자금을 조달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너는 2020년 화웨이에서 분사한 스마트폰 제조사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 정부가 자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하자 서브 브랜드였던 아너를 매각했다. 화웨이에서 독립한 뒤 아너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는 주요 제조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약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아너의 중국 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3%였다. 그나마 강세를 보이던 중국 시장에서도 최근에는 입지가 불안정한 상태다. 화웨이가 2023년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급 첨단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 60'를 내놓고 부활에 성공하면서 작년 4분기 아너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23년 4분기 대비 13.6% 줄었다. 애플(-18.2%)과 함께 판매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업체였다. 아너는 AI를 발판 삼아 이런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테크업계에서는 이른바 '딥시크 쇼크'가 아너의 AI 투자 계획 발표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 블룸버그통신은 "딥시크의 추론 AI 모델이 등장한 이후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주요 기술 기업들이 AI 모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AI 기술 경쟁에 아너도 뛰어들었다"고 짚었다. 중국 최대 기술기업 알리바바그룹도 일주일 전이었던 지난달 24일 "향후 3년간 AI 분야에 3,800억 위안(약 7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너는 이날 간담회에서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결합한 스마트폰용 AI 비서를 시연하고, 자사 대표 스마트폰인 매직 시리즈에 7년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CCS 인사이트의 벤 우드 수석 분석가는 "구글은 그간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의 협력을 꺼려 왔다"며 "아너가 구글 픽셀, 삼성전자 갤럭시와 같은 수준의 지원을 받게 된 건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너와 구글 간 협력 강화는 마찬가지로 구글 OS를 쓰는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MWC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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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 MWC 참관 위해 스페인행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을 찾는다. 3일 방통위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이날부터 4일(현지시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찾아 MWC 전시장을 둘러본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과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KOTRA),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등의 부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또 마츠 그란리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사무총장과 비벡 바드리나트 차기 사무총장도 만난다. 이어 5, 6일에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로 향해 카니 페르난데스 비시엔 스페인 국가시장경쟁위원회 위원장과 스페인 국영방송사 RTVE 임원진을 만난다. 비시엔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서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디지털시장법(DMA) 등 거대 기술기업(빅 테크)을 겨냥한 규제 정책 동향을 탐색하고 방통위가 추진 중인 '온라인서비스이용자보호법(가칭)'도 소개할 예정이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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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상자산 전략 비축 추진하겠다"…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포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화폐 산업 육성을 위해 가상 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가상 자산 비축은 (전임인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수년간의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격상시킬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것이 내가 디지털 자산에 관한 행정명령을 통해 실무그룹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그리고 카르다노가 포함될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도록 지시한 이유"라며 "나는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고 자찬하기도 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집권 1기 때와 비교해 180도 달라진 것이다. 당시 그는 가상화폐를 "가치가 없는 허상"이라거나 "곧 일어날 사기"라고 비판했다. 2019년에는 SNS 계정에 "규제되지 않은 가상화폐 자산은 마약 거래 등 불법 행위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도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가상화폐를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채굴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등 '친(親)가상화폐' 행보를 보여 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SNS 발표' 후 가상화폐 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9.4% 오른 9만4,062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13.4%)과 리플(32.2%), 솔라나(23.1%)도 상당한 폭으로 올랐다. 카르다노는 60% 이상 폭등하기까지 했다.
트럼프發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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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트럼프 시대 복덩이 된 LNG…17년 공들인 '고망간강' 혁신으로 승부수 띄운 포스코그룹
지난달 26일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압연공장. 빨갛게 달아오른 철강 반제품 슬래브가 굉음 속에서 레일 위를 왔다 갔다 하며 몸을 풀었다. 두꺼웠던 슬래브는 금세 죽죽 늘어났고 산화돼 생긴 찌꺼기(슬래그)는 거센 물줄기로 쌓이는 족족 닦여 나갔다. 마치 태양의 흑점이 폭발해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듯 물을 만난 슬래브가 뿜어내는 연기는 공장을 희뿌옇게 채웠다. 그 열기도 대단해 등줄기에서 땀이 주륵 흘렀다. 이 강철은 포스코가 개발한 신소재 '고망간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탱크를 만드는 데 쓰인다. 천연가스를 액체로 바꾼 LNG는 저장이 까다로워 채굴한 뒤 유통사의 역할이 중요한데 기존 제품보다 싸고 강한 고망간강을 개발하는 등 일찍이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인 포스코는 이번 기회를 살려 글로벌 LNG 인프라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다는 구상이다. 고망간강은 '망간(Manganese)'이 많이 들어간 강철(鋼)이다. 망간이 22% 이상 들어가 '고(高)'자가 붙었다. 포스코가 미래 먹거리로서 고망간강 연구에 나선 건 2008년쯤이다. 해외 선진 철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술은 많이 좋아졌지만 중국 회사들은 거세게 추격해 오니 새로운 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순기 포스코 수석연구원은 "당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선박 연료를 친환경, LNG로 바꿀 거란 얘기가 나왔다"며 "LNG를 담을 소재가 필요할 거라 보고 연구에 나섰다"고 말했다. LNG는 수송을 위해 천연가스를 액화한 것으로 반드시 온도를 영하 163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런 극저온을 견디는 저장 탱크를 만들려면 강철에 니켈을 섞는 수밖에 없었는데 이차전지 개발 등으로 니켈의 몸값이 오르면서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포스코는 매장량이 풍부한 망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강철에 망간을 더하면 강도가 높아지고 내마모성 등이 좋아지지만 밀도가 높아 잘 부서진다는 단점이 있다. 단점 극복까지 장애물이 많았지만 포스코는 고망간강 특화 레시피를 이용해 2013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제철소 공정은 제선-제강-압연으로 나뉘는데 제강과 압연에 변화를 줬다. 고망간강은 불순물이 많고 섞이면서 온도가 떨어져 쇳물이 굳을 우려가 있다. 이에 본격적으로 쇳물(용강)을 다루는 제강 공정에서 불순물 없애는 공정을 강화했고 보온로를 이용해 망간을 녹여 용강에 섞어 슬래브를 만들었다. 슬래브를 성형해 최종 제품인 후판으로 만드는 압연 공정에서는 특별한 손질 패턴을 만들었다. 정영덕 포스코 리더는 "망간은 가공하기는 좋은 편인데 산화에 취약하고 가열 제어가 어렵다"며 "포스코만의 제어 압연, 냉각 기술로 극저온에서 안정적으로 버티는 높은 강도의 고망간강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운송은 흡착식으로 바꾸고 절단은 플라즈마 절단기를 도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망간강은 기존 니켈강 대비 30% 저렴하고 강도도 뛰어나다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포스코그룹은 고망간강을 이용해 계열사 간 LNG 인프라 밸류 체인까지 짰다. 포스코의 고망간강을 가지고 포스코이앤씨가 LNG 탱크를 짓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LNG를 들여와 판다. 제1LNG터미널 6개 탱크 중 5호기(2019년 준공)부터 고망간강이 쓰였다. 이순기 수석연구원은 "당시 LNG 탱크에 고망간강을 적용한 사례가 없었다"며 "당시 포스코 사장이었던 장인화 회장의 결단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고망간강 LNG 연료 탱크를 만들어 원유 운반선, 컨테이너선에 싣고 있다. 현재 9,500억 원을 투자해 증설 중인 제2 LNG터미널 7, 8호기에도 고망간강이 적용된다. 20만 킬로리터(㎘) 용량의 LNG 탱크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직경 약 124m)이 커다란 돔인데 껍데기는 컨테이너로 만들고 실제 LNG가 담기는 그릇을 고망간강으로 만든다. 주성철 포스코이앤씨 차장은 "전기밥솥이랑 비슷한데 밥솥을 컨테이너로 내솥을 고망간강으로 만든다"며 "초기에는 신소재다 보니 용접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5·6호기 건설을 통해 숙달돼 지금은 불량률이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