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8배 뻥튀기 논란 '라그나로크 조작 의혹' 조사 착수

입력
2024.04.01 14:30
100여 개 아이템 확률, 공시와 달라
0.8% 확률... 공시해 보니 '0.1%'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라그나로크)’이 게임 아이템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라그나로크는 역할수행게임(RPG)으로 2002년 출시돼 2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장수 게임 중 하나다.

공정위는 라그나로크의 아이템 확률 허위표시 및 조작 의혹 민원을 사건으로 접수하고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게임 개발사가 의도적으로 확률을 조작했는지, 잘못된 확률 공개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가 조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라그나로크 개발사 그라비티는 지난달 20일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를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문제는 이때 발생했다. 일부 아이템의 확률이 게임 내 정보와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수정표에 따르면 기존 공시와 확률이 다른 아이템은 100개 이상이었다. 특히 마이스터 스톤, 엘레멘탈 마스터 스톤, 리 로드 스톤 등 일부 아이템은 등장 확률이 0.8%에서 0.1%로 수정됐다. 확률이 8배나 '뻥튀기' 됐던 셈이다. 그라비티 측은 “시뮬레이션으로 검증 절차를 진행하는데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용자들은 확률 조작이 의심된다며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후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첫 사례다. 라그나로크 외에도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게임 업계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게임에도 기존에 공시된 확률과 바뀐 확률이 있는지 공정위가 폭넓게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1월 넥슨코리아가 게임 메이플스토리 내 아이템 큐브를 판매하면서 확률을 고의로 낮추고 이를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는 등의 행위로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며 전자상거래법상 역대 최대 규모인 116억4,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세종=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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