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 봉투'를 살포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보석 기각 탓에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1일 재판이 연기됐다.
송 대표 변호인은 이날 송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에 "피고인을 접견했는데,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재판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냐"는 재판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오후 진행을 제안하자 변호인은 "방청객과 검사님도 있는데 (심리적으로) 불안한 입장을 보인다는 건 상당히 부적절할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오후라고 해서 안정될 것 같지는 않다"며 재차 '출석 불가' 입장을 밝혔다.
송 대표 측이 언급한 정신적 충격은 그에 대한 보석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지난달 29일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송 대표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날 재판부도 "지난주 보석을 기각했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한 심리적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송 대표가 없는 상태로 이날 예정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기일을 3일 오전 10시로 연기했다. 대신 검사와 변호인 양측에 송 대표의 현재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진단서, 소견서 등을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없이 출석을 거부하면 불출석 재판을 할 수 있지만 1회 불출석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고, 이런 주요 사건에서 피고인 없이 신문을 하는 것은 좀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걸음한 증인에게는 다시 와야 하는 부담감 드린 것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지지표 매수를 위해 6,650만 원이 든 봉투를 동료 의원 및 지역본부장 등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외곽 후원조직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