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몰표' 줬던 충청, 흔들리는 '보수' 표심 결집할까[총선 판세 전망]

입력
2024.04.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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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충청
4년 전 총선 민주당 28석 중 20석 차지 '압승'
"21대와 비슷할 것" vs "이번에는 달라" 이견
"60대 이상 투표율 높아 與 앞설 것" 의견도

충청은 역대 선거마다 민심의 '풍향계'로 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에서 충청 28석 가운데 20석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 대통령의 손을 들었다. 이어 열린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4개 광역단체장을 석권했다. 민심의 변화에 맞춰 결과가 달라졌다.

이번 총선은 어떨까.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민주당이 강력한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업고 또다시 완승할 것이라는 관측과 최근 두 차례 선거(대선·지선)에서 확인된 '충청의 보수화' 영향으로 국민의힘이 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공존했다.


국민의힘, '참패' 8석에서 더 잃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31일 기준 판세로 충청에서 국민의힘 7석, 민주당 21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완패했던 4년 전보다 여당 의석이 1개 더 줄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고문은 "국민의힘은 최대 8석"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참패' 근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충청 민심이다. 특히 민주당 후보들은 전통적 열세 지역구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충남 홍성예산이 대표적이다. 1988년 이후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내리 당선되며 보수세가 강한 곳이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대전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17, 18일)를 보면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41%)와 양승조 민주당 후보(44%)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도시지역인 대전(7석), 세종(2석), 충북 청주(4석), 충남 천안(3석)에서 모조리 패했다. 승리한 곳은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많은 지역으로, '여촌야도' 현상이 뚜렷했다. 하지만 여당 의석수가 더 줄어든다면 '여촌' 지역에서도 야당에 밀린다는 의미다. 그 대상으로 장 소장은 충남 공주부여청양과 보령서천을 꼽았다.


"4년 전은 '촛불 연합' 덕... 민주당 압승 힘들어"

반면 민주당이 충청 전체에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겠지만, 지난 총선에 비하면 여당과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국민의힘 12석, 민주당 16석을 예상했고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 11석, 민주당 17석을 전망했다.

최 소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를 충청에서 4.1%포인트 차로 제친 점에 주목했다. 전국 격차(0.78%포인트)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보수화된 충청의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는 것이다. 그는 "4년 전 민주당이 20석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2030세대를 포함한 '촛불 연합'이 작동했기 때문"이라며 "고령층이 많은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좀 더 지지를 받을 것이고, 대전에서도 민주당의 7석 전승은 힘들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이 충청 의석수에서 앞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17석, 민주당이 10석, 새로운미래가 1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갤럽 3월 4주 조사에서 충청 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이 46%로 민주당(22%)에 크게 앞서는 점과 함께, 연령대별로 투표율이 달라 현재 나오는 개별 지역구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크게 다를 것으로 점쳤다. 엄 소장은 "충청 민심은 대선 때부터 보수화가 진행됐다"면서 "특히 60대 이상 투표율이 굉장히 높을 가능성이 커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대전 7석 중 3석, 세종 2석 중 1석, 천안과 청주 일부 의석에서 국민의힘 승리를 예상했다. 또한 대전 중구, 충북 청주서원, 충남 천안병을 격전지로 꼽았다.


"국회의사당 세종 완전 이전?... 별 효과 없을 것"

전문가들은 막판 표심을 가를 변수로 △양문석·공영운 등 민주당 후보의 자질과 여야 막말 논란 △의대 정원 확대로 불거진 의정 갈등 수습 여부 △정권 심판론에 대한 윤 대통령 메시지 내용 등을 꼽았다. 세세한 지역의 이슈보다 전체 선거의 판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강윤 고문은 "충청 지역 상당수는 수도권의 간접 영향권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여야가 각 당의 전반적 이미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꺼낸 '국회 세종 완전 이전'이 충청 표심을 크게 흔들 것이라는 국민의힘 기대에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최병천 소장은 "'여의도 사투리스러운' 대응"이라며 "급조해서 던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