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가려 지방 유학한다면... "강원이 가장 유리, 부울경은 불리"

입력
2024.03.31 18:00
종로학원, 의대 입학정원·학생 수 비교분석

올해 치러지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대폭 늘고 지역 출신 학생 선발 비율도 상향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역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기 가장 쉬운 권역은 강원권이 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울산·경남(일명 부울경)은 지역 학생이 의대에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권역으로 전망됐다.

31일 종로학원은 비수도권 권역별 의대 정원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지역별 초중고생 수 통계(초등 1학년 제외)를 비교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에 따라 비수도권 의대 입학생 수는 내년도부터 현행 2,023명에서 3,662명으로 81%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지방대육성법상 지역인재전형을 통한 의대 입학생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방침도 세웠는데, 이에 따라 비수도권 의대 정원 가운데 2,197명 이상은 의대가 속한 권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학생이 선발될 거란 계산이 나온다. 해당 권역은 강원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제주권, 충청권, 호남권 등 6개로 나뉜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의대 4곳을 둔 강원권은 고교 3학년부터 초등 2학년까지 전 학년에서 권역 내 학생 수 대비 의대 모집정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방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기 가장 유리한 여건인 셈이다. 강원권 다음으로 권역 학생 수 대비 의대 정원 비율이 높은 곳은 의대 7곳이 있는 충청권이다. 반면 의대 6곳이 소재한 부산·울산·경남권은 고3부터 초2까지 전 학년에서 학생 수가 각각 6만 명을 넘어 6개 권역 가운데 의대 문턱이 가장 높았다.

올해 입시를 치르는 고3만 놓고 봐도 강원권이 학생 수(1만1,732명) 대비 의대 정원(432명으로 증원) 비율 3.6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충청(2.01%) 제주(1.64%) 대구·경북(1.62%) 호남(1.60%) 부산·울산·경남(1.36%) 순이다. 강원은 고2(3.23%)와 고1(3.52%), 중3~1학년(3.44~3.58%)까지 학년별 학생 수 의대 정원 비율이 모두 6개 권역 중 최고였다. 강원 초등 2학년(1만509명)에서는 이 비율이 4.11%까지 올랐다.

다만 5월에 확정될 대학별 모집요강에서 지역인재전형 반영 비율이 정해지면 권역별 의대 진학 유불리 정도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부울경처럼 지역 학생의 의대 진학이 어려운 권역일수록 지역인재전형 확대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의대 지역인재전형은 의대 소재 권역의 고교를 3년간 다녀야 지원할 수 있고,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 입학부터 고교 졸업까지 해당 권역에서 6년을 다녀야 지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수도권 가정이 지역인재전형을 노려 우선 중학교는 비수도권에 보내고 비수도권 전국 단위 자사고로 진학시키는 '지방유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종로학원의 분석이다. 학원은 "지방 고교를 졸업한 상위권 대학 이공계 재학생 상당수가 의대별 지역인재전형 반영 비중에 따라 반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도 관측했다.


실제 종로학원이 27, 28일 이틀간 학부모 1,4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5.5%는 '지역인재전형 확대로 수도권에서 지방권으로 학생 이동이 많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수도권 학부모는 선호하는 이동 지역으로 충청권(57.8%)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강원권(13.9%), 대구·경북권(12.2%) 순이었다.

의사 공급 확대로 의대 선호도가 장기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37.8%가 '그렇다', 32.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손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