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산식품 최초로 수출 1조 원을 돌파한 한국 김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미국, 중국 등을 향한 해외 수출이 올해 들어서도 급성장 중이다. 다만 해외 수요가 늘면서 국내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점은 식탁 물가 걱정을 키우는 대목이다.
31일 해양수산부가 집계한 '김 품목 주요 국가별 수출실적'에 따르면 올해 1, 2월 누적 수출액은 1억4,136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1%(3,104만 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 물량은 6,074톤으로 15.3%(804톤) 늘었다.
대미 수출액이 2,818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6% 늘면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산 냉동김밥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웰빙식'으로 회자되면서 미국 대형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등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대중 수출액도 2,313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2.2% 뛰었다. 중국 설인 2월 춘제를 기점으로 마른김, 조미김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태국 수출액은 1,379만 달러로 31.5% 증가했다.
한국 김 수출이 급증한 데에는 우수한 품질도 원인이지만, 다른 나라의 생산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도 없잖다. 해수부 관계자는 "한·중·일 동북아 3국 위주로 재배되는 김 원초가 중국, 일본에서 작황 부진을 겪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일 수출도 2,298만 달러로 소폭(5.5%) 늘었다.
해외 수출량이 늘어난 여파로 국내 김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 마른김 1속(100장) 도매가는 1만180원으로 1년 전(6,586원)에 비해 54.6%나 올랐다. 다만 정부 할인 지원에 소매가는 10장 기준 1,151원으로 전년(1,002원) 대비 14.9% 상승에 그쳤다. 해수부는 26일 동원F&B 등 김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가격 안정화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수요에 맞춰 생산량은 늘리고 품질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7월부터 2,000ha 규모 신규 양식장을 개발한다. 김의 생산 관리, 상품 개발, 판로 개척 등 생산부터 수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설정한 김 산업 진흥구역도 지난해 충남 서천, 전남 해남과 신안 3곳에서 올해 전남 장흥과 진도까지 5곳으로 확대한다.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증받기 위한 '마른김 등급제'도 2026년까지 도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