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동물학대 정보가 공유, 확산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플랫폼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영상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캣맘 혐오방' 운영자와 학대 영상 게시자를 각각 동물보호법 위반 방조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결과, 운영자에 대해서만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카라는 이 같은 배경에 경찰이 카카오에 압수영장을 집행했지만 카카오가 영상 게시자를 제외한 운영자에 대한 정보만 경찰에 제공한 것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카라는 카카오 측이 경찰에 정보를 비일관적으로 제공하고, 반복되는 동물학대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 근거로 카카오 측이 '캣맘 혐오방' 사건의 경우는 게시자를 제외한 방장에 대한 정보만 경찰에 제공한 반면 유사한 사건인 '털주빈마이너갤러리'의 경우 운영자나 게시자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제공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윤성모 카라 활동가는 "과거 카카오 단체대화방에서 활동한 동물학대범은 카카오의 자료 제공으로 모두 검거돼 재판까지 받았다"며 "하지만 그 이후 카카오 측이 경찰에 정보를 일관성 있게 제공하지 않고 있어 정보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동물학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모니터링이나경찰의 자료 요청 시 익명으로 운영되는 오픈채팅방의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폭력적이거나 혐오감 등을 유발하는 정보를 허용하지 않고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동물학대를 폭력∙잔혹성, 욕설∙비속어 정보 등과 함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또 금칙어 등을 적용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채팅방 내용까지는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이용자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법적 기밀유지 준수사항이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경찰의 수사 요청에 대해서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톡 동물학대 오픈채팅방 논란은 2021년 '고어전문방' 사건이 알려지면서부터 불거졌다. 이후 운영자나 영상 게시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 역시 처벌 수위는 들쭉날쭉하다. 고어전문방 운영자에게는 동물학대 방조 혐의가 적용돼 벌금 300만 원, 다수의 동물을 살해하고 학대 영상을 게시한 이에게는 징역 8개월에 벌금 200만 원 선고가 내려졌다.
또 2022년 '길고양이 싫어하는 사람들 방' 운영자는 동물학대 방조 혐의로 벌금 200만 원, 고양이를 살해하고 학대 영상을 게시한 이에게는 집행유예 2년, 징역 8개월, 벌금 200만 원, 사회봉사 120시간의 선고가 내려진 바 있다.
동물보호법상 누구든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언론기관, 동물단체 등을 제외하고 동물학대 영상을 전달하거나 인터넷에 게시하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편 오픈채팅방을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이 동물학대 영상 통로가 되면서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카라와 국제 온라인 동물학대 연대기구인 소셜미디어 동물학대 연합(SMACC∙Social Media Animal Cruelty Coalition)과의 공조로 고양이를 학대하는 영상을 올린 유튜브(구글이 운영하는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채널이 폐쇄되고 운영자 계정이 해지되기도 했다.
윤 활동가는 "카카오 측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오픈채팅방에서 동물학대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회사 측은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